과제 4. 몸과 공간
1. 건축물 개념 및 디자인 배경
본 건축물은 도서관 옆에 계획된 1, 2, 3층 규모의 독립 건축물로, "배"를 모티브로 설계하였다.
책을 읽으며 지식을 탐구하는 과정이 미지의 세계를 개척해 나가는 "배"의 항해와 유사하다는 생각에서 출발하였다. 기존 도서관이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반면, 본 건축물은 산에서 결코 볼 수 없는 "배"의 형상을 통해 이질감을 부각시키고, 이를 통해 시각적 강조 효과를 주고자 하였다.
사용자가 이 건축물에서 마치 테마파크에 온 듯한 비현실적인 경험을 하도록 유도하며, 일상적인 고민과 스트레스로부터 심리적 거리감을 제공하는 "현실 바깥의 쉼터"을 목표로 하였다.
2. 공간의 핵심 요소: 기울어진 계단
건축물의 중심에는 "기울어진 계단"이 배치되어 있다.
이 계단은 단순한 수직 동선을 넘어서, 이동 과정 속에서 사용자의 신체적 감각과 심리적 흐름에 영향을 주는 핵심 구조로 작용한다.
계단 폭: 약 0.6m (매우 협소)
계단을 포함하는 기둥의 기울기: 약 66.8~72.6도
층고: 2.25m로 설정
계단의 좁고 기울어진 형태는 이동 시 신체적 긴장감을 유도하며,
그 불편함은 사용자로 하여금 공간에 집중하고, 각 층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게 만든다.(층별의 개방감의 극대화)
특히 이 구조는 단지 기능적 통로가 아닌, 설계자의 의도를 담은 상징적 장치로 계획되었다.
우리가 책을 읽는 행위는 머리를 쓰는 고된 과정이지만,
그 고비를 넘고 나서 새로운 지식을 이해했을 때의 지적 희열을 경험하게 된다.
기울어진 계단은 바로 그러한 고난의 과정을 상징하며, 신체적 불편함을 감수하고 오르는 동안 쌓여가는 심리적 긴장은
점점 개방되는 공간과 시야를 통해 해방되며, 마지막에 도달하는 감정적 전환을 유도한다.
한편, 기둥의 기울기로 인해 상부 구조물과 계단이 충돌할 가능성이 있었기에,
2층과 3층의 일부 부피를 절삭하여 공간을 조정하였다(이는 단면도에서 확인 가능하다).
이로써 계단 하부의 유효 높이를 확보하고, 시각적·기능적 간섭을 최소화하여 이동 흐름을 자연스럽게 유지하도록 하였다.
3. 층별 개방감의 흐름
계단을 오르며 사용자는 점진적으로 확장되는 공간을 체험한다.
1층: 1층: 외부와 시각적으로 단절된 밀폐된 공간에서 출발하며, 좁고 나선형으로 휘어진 계단이 사용자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위로 향하게 하고, 공간에 집중하도록 유도한다.
2층: 1층보다 약 0.5m 앞으로 돌출된 구조로, 위쪽 시야를 제한하고 발 아래의 도서관, 놀이터, 흙, 나뭇잎 등 일상 속 자연을 새롭게 바라보도록 유도한다.
이는 사용자가 발 아래 펼쳐진 공간을 주의 깊게 바라보도록 유도하여 평소 무심히 지나쳤던 도서관, 놀이터, 흙, 나뭇잎 등 일상적 요소들을 새롭게 발견하는 경험을 제공한다.
3층: 완전히 열린 구조를 통해 하늘과 주변 경관이 한눈에 들어오며, 공간의 개방감이 극대화된다.
협소한 계단에서 확장된 시야로 이어지는 흐름은 강렬한 심리적 해방감을 선사한다.
4. 외부 동선과의 유기적 연계
본 건축물은 인근 산책로와의 연결성도 중요하게 고려하였다.
단순한 동선 배치를 넘어서, 실제 현장 높이 조사를 통해 외부와 건물 내부의 연결 가능성을 검토하였다.
2층: 왼쪽 통로가 외부 산책로와 직접 연결되도록 설계하였다.
배봉산 공원 산책로의 해당 지점의 높이는 대략 2.1m임을 조사 및 계산을 통해 확인하였으며, 본 건축물의 2층 통로 높이인 2.55m와 연결이 가능함을 검토하였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산책로에서 자연스럽게 건축물 내부로 진입할 수 있도록 동선을 연계할 수 있다.
3층: 오른쪽 계단이 산책로로 연장되어, 상부 공간에서도 외부 동선과 유기적인 흐름을 형성하였다.
실제 산책로의 상부는 약 3m의 높이를 가지며, 이는 본 건축물의 3층 연결 통로와 동일한 높이로 계획되어 있어, 산책로와 건축물을 직접 연속적으로 연결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처럼 높이 조사를 기반으로 외부 동선과 건축물의 입체적 흐름을 실제로 연계할 수 있음을 구체적으로 검토하였으며, 기둥 구조 및 계단 설계와는 독립적인 외부 연계 동선 계획을 통해 건축물의 공간적 확장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
5. 건축물 배치 및 공간 연출
본 건축물은 배봉산 공원 도서관 옆 산책로를 따라 배치되었다.
자연 풍경 속에 "배"라는 인공적이고 비현실적인 형태를 삽입함으로써, 주변과 어울리지 않는 이질적인 풍경을 만들어냈다.
이러한 이질감은 사용자가 익숙한 공간에서 현실과의 괴리감을 느끼고,
마치 다른 세계에 들어온 듯한 환상적인 감정을 경험하게 만들고자 했다.
이런 대비를 통해 사용자가 현실의 고민이나 일상에서 벗어나,
낯선 환경이 주는 신선함과 긴장 속에서 색다른 자극을 경험하도록 의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