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도면 작업과 공간 읽기 과정 과제 3을 진행하면서 다양한 방법으로 건축 공간을 읽고 쓰는 과정을 경험했다. 도면 작업에서부터 손으로 직접 그린 도면, 모형 제작, 일대일 도면 작업, 답사까지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은 건축물의 본질, 즉 단순한 구조물이 아닌 공간의 기능, 형태, 그리고 그 안에서 사람과 자연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아우르는 총체적 의미를 이해하는 소중한 배움이었다고 생각한다. 도면 작업 중 발견한 지붕의 각도(오른쪽 22.78도, 왼쪽 14.57도)에 대한 의문이 생겼다. 처음에는 건물의 위도(37)와 경도(127)를 고려하여 동쪽에서 떠오르는 햇빛을 효과적으로 받아들이도록 설계된 것이 아닐까 추측했다. 하지만 소장님 강의에서 이에 대해 질문했을 때, 공간의 모습을 고려하여 벽과 가운데의 높이를 구하고 그를 선으로 이어 지붕의 각도를 구했다는 답을 들을 수 있었다. 내가 지붕의 특정 각도가 햇빛과 연관이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벽과 기둥의 높이를 구한 후에 나온 후속적인 결과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배운 중요한 교훈은 건축에서 형태와 기능이 얼마나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지였다. 내가 지나치게 환경적 요소(햇빛)에만 집중했던 반면, 실제 건축 설계는 구조적 필요성과 공간의 질, 그리고 미적 고려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물이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평면도 도면 작업을 하면서 전체의 그림을 그렸던 경험은 건축 답사에서 큰 도움이 되었다. 도면 작업 경험이 없었다면 아무런 생각 없이 지나쳤을 공간들을 위에서, 옆에서, 그리고 전체적으로 조감하려는 사고를 하기 시작했다. 길의 위치, 나무의 배치, 조형물 위치 등을 머릿속에서 도면으로 간단하게 그려볼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왜 나무, 조형물, 길이 이렇게 배치되어 있을까?"라는 건축 의도를 고민하기 시작했고, 그에 대한 답을 구하면서 더 깊은 관찰과 사고를 할 수 있게 되었다.

2. 서소문 역사공원에서의 깊은 관찰 특히 기억에 남는 공간은 서소문 역사공원의 ‘영웅과 서 있는 사람’이라는 작품이었다. 이 공간은 지상에 뚫린 큰 직사각형 형태로, 세 줄에 걸쳐 좌우 약 30도 기울여 획일적으로 배치된 나무 조형물들과, 멀리 중앙에 높이가 매우 길고 두께가 매우 작은 조각상이 대비를 이루고 있었다. 작품 제목인 ‘영웅’이라는 단어와 획일적으로 서 있는 나무 조형물, 그리고 길고 얇게 서 있는 한 사람의 조형물을 연결하며 생각해 보았다. 가장 영웅이 필요한 순간, 즉 희망이 절실한 순간은 전쟁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서 출발해, 영웅은 독보적이고 위대한 존재로 칭송받지만, 그 이면에는 수많은 병사들이 희생되고, 이들은 개성 없이 단순한 숫자로만 남게 된다. 얼굴도 없고 사람의 형상도 아닌 높이가 다른 나무 조형물들은 바로 그 희생된 병사들을 상징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해석이 들었다. 비록 작품의 제작 의도는 다를 수 있겠지만, 이 작품들이 같은 공간에 함께 설치된 이유는 분명히 있을 것이라 생각하며, 탐정처럼 공간의 의도와 조형적 특징을 탐구하는 과정이 매우 흥미로웠다.

3. 일대일 도면 작업과 스케일 체감 일대일 도면 작업은 또 다른 차원의 경험이었다. 실제 건물의 크기 평면도를 그림으로써 현실에서는 어느 정도의 크기가 되는지 눈으로 직접 보면서 스케일에 대한 감각을 얻을 수 있었다. 도면 위의 수치가 실제 공간에서는 어떻게 체감되는지 몸소 느끼는 과정이었다. 4. 결론 이러한 다양한 방법의 공간 읽기와 쓰기 과정을 통해, 나 또한 미래에 건축물을 설계할 때 심오한 의미와 가치를 담아내 고 싶다는 열망을 갖게 되었다. 이번 과제의 경험은 건축을 바라보는 시각을 넓히고 공간에 대한 감수성을 키우는 소중한 기회였다. 사진출처 https://www.seosomun.org/retrieveBoard.do?mCode=155&mode=V&nSeq=128&pageNo=1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