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봉산 자락에 자리한 숲속 도서관은 서울 동대문구가 조성한 대표적인 생활밀착형 공공건축물이다. 서울시 공식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곳은 “자연과 어우러지는 열린 공간”으로 누구나 머물고 쉴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서울특별시, 2021). 처음 이 건축물을 마주했을 때, 단순히 도면 속 건물이 아닌, 몸으로 체감한 공간이 도면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탐색하고 싶었다. 2층 자료실의 1:150 도면을 1:100으로 다시 그리는 작업은 단순한 선 긋기가 아닌, 공간의 구조와 비례, 논리를 이해하고 해석하는 과정이었다. 축선을 잘못 그려 평행이 어긋나는 실수를 겪으며, 도면의 한 선이 전체 질서를 좌우한다는 사실을 체감했다.
이후 제작한 1:30 모형에서는 재료의 차이를 폼보드 두께로 표현했다. 콘크리트 벽은 10t, 외부 벽돌은 5t 폼보드를 사용해 벽체의 깊이와 구조를 시각화 했고, 이 과정은 정밀성과 조율이 요구되는 작업이었다. 완성된 모형은 평면 도면 만으로는 느낄 수 없는 깊이와 공간 논리를 손과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해주었다.
마지막으로 21세기관 전시장 바닥에 1:1 스케일의 도면을 테이프로 구현하며 ‘거리 감각’의 어려움을 실감했다. 눈으로는 평행했지만 몸으로 확인하면 어긋난 경우가 많았고, 이를 수정하는 반복이 필요했다. 이 모든 과정은 축척이 단순한 수치가 아닌, 공간을 인식하는 감각의 차이라는 점을 깨닫게 했다.
서울특별시 도시공간개선단, 「배봉산 숲속도서관」 보도자료, 2023.12.06. 출처: https://news.seoul.go.kr/gov/archives/549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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