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도부산(球都釜山)
:야구의 도시 부산, 사직종합운동장의 마스터플랜
스포츠 시설에서 도시 공간으로: 사직종합운동장의 유기적 재구성 제안
최근 KBO 리그가 다시금 흥행의 열기를 되찾고 있다. 야구장은 단순한 스포츠 경기를 위한 장소를 넘어, 지역 문화와 도시 커뮤니티의 중심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는 스포츠 인프라가 도시 내에서 수행할 수 있는 다층적 역할에 대한 관심으로도 이어지며, 도시 공간 계획 및 공공 건축 차원에서 야구장을 비롯한 대형 체육시설의 가치와 기능을 새롭게 성찰하게 만든다.
이러한 변화에 발맞추어 부산 사직야구장의 재건축 계획이 발표되었으며, 이는 단순한 경기장 개선을 넘어 도시 내 공공 공간의 재구성 가능성을 시사한다. 사직야구장은 오랜 세월 동안 부산을 대표하는 스포츠 문화의 상징이자 팬들의 기억이 축적된 장소로 기능해 왔다. 그러나 시설의 노후화와 도시 구조 변화 속에서, 이 공간이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재편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은 단순한 건축적 차원을 넘어 도시적 차원의 해석을 요구한다.
사직야구장은 현재 사직종합운동장 내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이 일대는 야구장을 포함해 육상경기장, 실내체육관 등의 체육 시설들이 각각 독립적으로 배치되어 있다. 이러한 배치는 공간 간의 유기적 연결과 외부 공간의 통합적 활용이라는 측면에서는 한계를 드러낸다. 또한, 경기 시즌이 아닐 경우 사직종합운동장 대부분의 공간은 텅 비어 있으며, 이는 도시 내 거대한 면적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지역사회에 지속적인 기능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공 공간으로서 잠재력을 충분히 실현하지 못한다. 이렇게 비효율적으로 운용되는 공공 체육시설은 도시 공간의 맥락에서 낙후된 공백지로 전락하기 쉬우며, 주변 지역의 도시 활동과도 단절된 섬처럼 기능하게 된다.
이에 본 졸업작품은 단일 건축물로서 사직야구장의 재건축에 국한하지 않고, 사직종합운동장 전체를 유기적인 문화·체험·스포츠 복합지구로 재편성하기 위한 마스터플랜을 제안하고자 한다. 본 계획은 노후 시설을 단순히 새로 짓는 것이 아니라, 도시적 차원에서 이 공간이 어떤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지, 그리고 시민들의 삶과 일상 속에 어떻게 연결될 수 있을지를 종합적으로 고민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나아가 마스터플랜은 공간 간의 유기적 연결성을 확보하고, 비시즌에도 다양한 문화·체험·커뮤니티 활동이 가능한 복합적 기능을 도입함으로써, 이 일대를 지속적으로 살아 있는 도시 공간으로 재구성하고자 한다. 스포츠 경기를 위한 공간에 머무르지 않고, 일상적 접근성과 지역민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열린 플랫폼으로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며, 사직종합운동장은 그 전환의 중요한 기점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