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구성된 시장, 시장과 도시를 잇는 흐름
이 프로젝트는 도시(시)와 시장(장) 사이에 단절된 흐름을 회복하고, 시장을 다시 공공의 장소로 자리매김하려는 시도다. ‘길’이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이동과 머무름이 혼재된 입체적 공간 구조를 구상하며, 이를 통해 상업 공간에서 나아가 사람, 관계, 기억이 얽힌 복합적인 도시 풍경으로서의 common feild가 결합된 시장을 제안한다. 궁극적으로는 시장의 공간적·사회적 틀을 새롭게 조직하고, 도시 일상 속에서의 시장의 의미를 재구성하고자 한다.
남대문시장은 서울의 대표적인 전통시장으로 오랜 역사와 함께 많은 유동인구를 유지하고 있지만, 최근 20년 사이 점포 수는 절반 가까이 줄었고, 공실률도 30%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온라인 유통의 급성장과 유통 구조의 변화, 그리고 기존 상가들의 고립된 구조에서 비롯된 문제다. 특히 대상지인 대도상가는 과거 급격한 성장기에 세워졌으나 시장의 맥락과 도시의 흐름을 단절시키며 하나의 섬처럼 고립된 상태에 놓여 있다.
이 프로젝트의 공간 구성에서 중요한 개념은 ‘길’과 ‘흐름’이다. 기존 시장의 폐쇄적 구조는 방문자의 동선을 끊기게 만들었지만, 새로운 공간에서는 이러한 흐름을 회복하고자 한다. 주요 동선을 중심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이 배치되고, 공유 계단이나 이벤트 공간, 열린 플랫폼 구조 등을 통해 수직·수평적으로 유기적인 이동과 체류가 가능하게 된다. 단순히 상업적 목적의 건축물이 아닌,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머물며 경험하게 만드는 유도 장치를 함께 고려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