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 고층건물들은 대부분 저층부에 진출입과 주요 프로그램이 집중되는 구조를 갖고 있다. 이로 인해 고층부는 기능적 단절과 공간의 비활성화를 피할 수 없었고, 고층건물의 전체적인 활성화는 제한되어 왔다. 그러나 도시의 교통 패러다임은 미래로 갈수록 변화하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UAM이라는 새로운 교통 수단이 존재한다. UAM은 고층부로의 직접적인 진입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전통적인 수직 이동의 개념을 뛰어넘는 도시공간의 새로운 연결성을 제공한다.
본 프로젝트는 이러한 미래 도시의 가능성에 대응하여, 고층부까지 포함한 건물 전 층의 활성화를 위한 새로운 고층 건축 모델을 제시한다. 핵심은 ‘에어터널’이라는 개념이다. 에어터널은 단순한 연결 통로를 넘어, 고층부와 저층부, 건물 내부와 외부, 개별 매스와 도시를 수평 및 수직으로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입체적 인프라로서 기능한다. 이는 프로그램의 흐름을 재구성하고, 다양한 도시적 기능들이 중첩되며 소통할 수 있는 복합 네트워크로 작동한다.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디지털미디어시티는 교통, 업무, 상업, 주거, 문화가 융합된 고밀도 복합지구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고층건물은 저층부에만 기능이 집중되어 있다. 또한 디지털 산업과 미디어 클러스터로 조성된 미래지향적 도시로써, UAM과 같은 차세대 교통 시스템의 도입이 용이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이다.
본 설계는 이 복합적인 도시 환경 속에서 각기 다른 프로그램을 담은 매스들로 이루어진 고층건물을 에어터널을 통해 수직·수평적으로 연계한다. 에어터널은 사람과 사람, 기능과 기능, 그리고 도시와 도시를 연결하는 회랑이며, 그 내부에는 자연, 공공성, 휴식, 문화 등의 요소가 유기적으로 혼합된다. 각 매스와 가까운 에어터널 내에는 그와 어울리는자연친화적 프로그램들이 삽입되어, 단절이 아닌 순환적 도시 경험을 유도한다.
'AEROLINK'는 단순한 UAM 수용 건축을 넘어, 미래형 도시에서 고층건물이 가져야 할 새로운 공간적 모델을 제시한다. 이 프로젝트는 하늘과 도시, 지상과 고층, 개인과 집단, 기능과 커뮤니티가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입체적 도시 인프라의 가능성을 실험하는 제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