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오브제는 집게핀이었다. 얇은 막대들이 휘어진 채로 반복되어 있는 형태가 흥미로웠다. 각 막대들의 형태를 변형해 보거나 무한히 반복되었을 때의 형태를 상상해 보며 표현하였다. 집게핀이 제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막대들이 휘거나 움직이지 않고 단단하게 고정되어 있어야 하는데, 이러한 물성을 변형시키기도 하였다.
집게핀을 그리다 보니 생물의 골격(갈비뼈나 생선의 뼈 등)과도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는 다른 오브제의 골격을 상상하여 그리는 스케치의 계기가 되었다.
두 번째 오브제는 소라껍데기였다. 간단하게 단순화해도 보았고, 구멍이 뚫려 있는 형태에서 착안하여 풍선처럼 표현해 보기도 하였다.
말려 있다는 형태적 특징에 주목하여 끈이나 소프트 아이스크림에 비유하여 표현하기도 하였다. 또 일반적으로는 관찰할 수 없는, 소라의 안에서 바깥을 보는 시점을 상상하여 그려보기도 하였다.
소라껍데기의 단면을 그리다 보니 얇은 선이 휘어져 있는 집게핀과 닮아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를 바탕으로 소라를 재구성하여 그려 보았다. 고리들이 쌓여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고리의 형태에 변주를 주거나 서로 걸려 있는 것처럼 표현함으로써 단조롭지 않고 역동적으로 표현하였다.
소라껍데기와 집게핀을 융합하여 위와 같은 그림을 완성하였다. 소라껍데기의 아랫부분을 완전히 삭제하고 위쪽 부분만 살려 다이아몬드처럼 표현하였다. 집게핀 사이로 반대편이 들여다보이도록 표현하니 재미있었다.
세 번째 오브제는 귤이었다. 자연물인 만큼 패턴이 가장 잘 관찰되기도 하였고, 껍질과 알맹이, 귤락 등 관찰할 요소가 많아 좋았다.
귤을 위에서 관찰하니 알맹이들이 반복되어 원을 이루는 만다라 같았다. 그래서 알맹이에 다른 오브제의 요소를 추가하여 ’귤 만다라‘를 만들었다.
귤 알맹이는 또 다른 작은 알맹이들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이 작은 알맹이들을 관찰하고 단순화하여 패턴을 만들었다. 그런데 이 패턴에서 발견되는 층들을 소라껍데기처럼 표현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위 그림을 완성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