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제1을 하면서 마지막으로 그렸던 책나무를 보니 책이 가지에서 열리고, 마치 열매에서 자라나는 모습에서 세포 -> 나무 -> 책 -> 지식의 순환이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단위체를 책으로 설정했습니다. 책은 단순히 정보를 담는 도구가 아니라, 나무에서 비롯된 종이 위에 지식을 저장하는 하나의 세포, 즉 정보의 기본 단위라고 생각했습니다.
세포는 잎과 줄기, 뿌리를 구성하고, 이 세포들이 모여 나무를 이루며, 나무는 인간에게 종이를 제공하고, 그 종이는 다시 책이라는 형태로 지식과 정보를 답게 됩니다.
저는 이러한 순환 구조를 모티브로 하여, 책의 형상을 본뜬 단위체를 여러 개 반복, 연결하여 하나의 유기적인 구조물을 만들었습니다. 작품 중심에는 ‘부한의 계단’을 배치했는데요, 이는 지식의 확장성과 생명의 순환성을 표현한 것입니다. 계단은 끝이 없어 보이도록 위아래로 계속 이어지며, 관람자가 이 구조를 통해 정신적으로 끊임없이 이동하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의도했습니다. 또한 중앙은 비워 두었는데, 이 공간은 아직 쓰이지 않은 책의 여백, 또는 새로운 지식이 들어설 수 있는 가능성의 공간으로 볼 수 있습니다. 전체 구조물은 네 방향으로 열린 형태이고, 정보와 지식이 단절되지 않고 계속해서 나아갈 수 있는 개방성과 확장성을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