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스케치 과제가 끝나고, 이제는 2차원 그림을 3차원 조형으로 만드는 과제가 주어졌다.
시간이 지나고 보니, 이 과제는 결국 내가 정한 컨셉트를 얼마나 끈기 있고 강하게 밀고 갈 수 있는지를 테스트한 것 같기도 하다.
물론 나는 이를 초반에 알지 못해, 쪼금 (많이) 고생을 했다.
개인적으로 무엇을 하든, 일단 해보자 라는 주의이기 때문에... 일단 무작정 케이스 스터디를 했던 것 같다.
그리고 정말 내 감만으로 단위 모듈부터 정하는 것이 아닌, 전체적인 형상을 먼저 정했다.
아마 이게 내 고생의 시작 아니였을까.
우선.. 조형물은 일단 이뻐야 한다는 주의이기에 정말 본능적으로 웜홀과 같은 형상을 택했다.
마치 뫼비우스의 띠처럼 한 면을 쭈욱 따라가다 보면 이게 안인지, 밖인지 헷갈리게 되는데 이게 굉장히 매력으로 다가왔고,
폐어 그림에서 솔방울을 이용했던 것처럼 여기서도 내외부를 솔방울 모양으로 표현하여 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 무조건 이거다 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위의 스케치를 그리고, 많은 고민을 해보고, 많은 목업모델을 만들었으나...
정~말 어려운 조형이라는 것을 너무나 늦게 알아버렸다.
결국 이 조형은 부드러운 곡선을 표현하는 것이 포인트인데 이게 정~~~말 말이 안되게 어려웠고, 심지어 2차원적 곡선이 아니라 3차원적 곡선이기에.. 만들면서 정말 힘들었다. 또한 결국 연속된 스토리라는 것이 중요한데, 나는 이를 너무 쩜프 해버린 느낌이였다. 또한 단위 모듈도 비행기의 형태로 정했는데... 이도 너무 스토리와 괴리되어 있었다.
그래서 오히려 초심으로 돌아갔다. 단위 모듈부터 다시 정하자는 생각이였다.
이전에 내가 그린 그림을 다시 보는 것을 시작했다.
결국 단위 패턴은 와인 오프너의 병따개였다. 2차원을 3차원으로... 라는 생각을 하니 전개도라는 아이디어가 내 머리를 스쳐지나갔다.
위의 다이어그램은 내 단위모듈의 변형을 표현했다. 패드로 그린 그림인데, 생각보다 그리기 쉬우니 그리는 것도 추천한다.
우선 70*70 종이를 병따개의 전개도 모양으로 접었다. 그리고 이를 반복의 단위가 된다는 점에서 솔방울과 유사하다고 파악, 이를 다시 솔방울처럼 접으니 앞뒤의 패턴이 유의미하게 다른, 그러면서도 스토리를 가진 단위패턴을 드디어 만들 수 있었다.
핀터레스트에서 발견한 이 사진을 보고 웜홀에서 벗어나도 앞뒤패턴이 혼란스러운 조형을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떻게 해야하지? 라는 고민을 하던 중... 그냥 나답게 일단 해보기로 결정하고 종이접기 무한 복사를 시작했다.
그리고 만들어진 최종 조형물이다. 손이 정말 고생이 많았지만.. 오히려 이런 고생들로 만들어진 많은 다이어그램, 글, 생각들이 패널을 하는데 굉장히 큰 도움이 되었다. 사실상 마감 4일전에 패널 끝내고, 띵가띵가 놀았던 것 같다.
또한 패널을 할 때, 원래는 종이색을 살리려했으나... 교수님의 지시로 패널에 그림을 넣어보니..
흑백 폐어가 정말정말정말정말 너무너무너무너무 멋졌기 때문에.. 흑백 패널로 결정했다.
또한 모듈프로세스 다이어그램 말고도 오브제 3개를 다이어그램으로 표현해 나름의 밀도를 챙겼다.
패드로 그리면 선 보조 기능 덕에 그리기 쉬우니 겁 먹지 말고 그려보길 바란다.
그리고 다이어그램이 너무 맘에 들어서 모형에도 붙였다.
앞 뒤 패턴이 다른 모듈도 설명하기 위해 모형에 붙였으나.. 생각보다 큰 의미는 없던 것 같다,
그래도 고생한 만큼은 작품이 나온 것 같아 만족스럽다.
썸네일에서도 봤겠지만.. 다시 마지막으로 패널 사진을 넣고 글을 마무리 한다.
당신에게 힘이 되었길.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