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전 과제에서 나의 생각을 평면으로 표현하는 것에 한계를 느꼈다. 팽이버섯이라는 대상에 대해 관찰하고, 특성을 찾아가면서 많은 것들을 발견했다. 그 많은 특성들 속에서 내가 주목한 특성은 바로 유연성과 강성이었다. 처음 팽이버섯을 관찰할 땐 강성이 느껴졌다. 관찰하며 이곳저곳 만져보았지만 쉽게 휘거나 꺾이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갈수록 팽이버섯은 강성을 잃어버렸다. 강성이라는 특성이 유연성이라는 특성으로 대체되었다. 여기서 의문점이 들었다. 왜 팽이버섯은 시간이 지나면 강성을 잃어버리는 것일까?
시간의 흐름에 따라 팽이버섯이 강성을 잃어버리게 된다는 것을 다시 말해 시간을 멈추면 팽이버섯은 항상 강성을 가진다는 뜻으로 나에게 해석되었다. 우리가 보는 이 세계는 어쩌면 멈춘 시간들의 연속이지 않을까? 라고 생각이 들었다.
따라서 난 강성을 무한하게 가진 팽이버섯을 생각했다.
위에서 보았을 땐 입체적이지 않아보이지만, 측면에서 바라본다면 어떤 모습을 할까? 고민을 하게 되었다. 여기서 섬유질이라는 특성을 활용하여 서로 얽힌 모습을 표현해볼 수 있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강성이 있는 팽이버섯을 표현하기 위해서 아래와 같은 단위체를 만들었고, 작은 부분들이 모여 하나의 큰 매스를 만들어보았다.
이 작품에서 내가 의도한 점은 밀도와 덩어리이다.
팽이버섯을 관찰하면서 아래 쪽은 작은 팽이버섯들이 밀도 있게 많이 모여있다는 것을 확인했고, 위로 갈수록 그 밀도가 작아지면서 팽이버섯 하나하나의 크기는 점점 커지는 것을 확인했다. 이러한 점을 단위체의 형태에 변화를 주며 아래는 작은 단위체들로 밀도있게 구성을 하였고, 위에는 큰 단위체들로 공간을 구성하였다.
두 번째는 팽이버섯을 바라보는 관점에 대해 많이 생각을 해보았었다. 누구는 작은 팽이버섯 한 가닥이 팽이버섯이라고 할 수 있고, 다른 누구는 큰 덩어리의 팽이버섯이 하나의 팽이버섯이라고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난 작은 팽이버섯들이 여럿모여 하나의 팽이버섯을 이룬다는 점에 집중하였다. 작은 덩어리들이 모여 하나의 매스를 만드는 것을 내가 해석한 방식으로 표현을 해보았다.
이번 과제는 나에게 생각하는 실현하는 법을 알려주는 과제였다고 한 마디로 표현할 수 있다. 내가 한 행동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해서 타당하게 만드는 과정이 바로 생각하는 과정이라고 느꼈고, 관찰과 표현에서 생각한 것을 조형과 이미지라는 페이지에서 표현할 수 있었다는 점이 생각에서만 머물지 않고 머리 속에서 꺼내는 의미있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