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재발견. 관찰을 통한 대상의 재표현
이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우선시 되어야 했던 것은 적절한 오브제의 선정.
무엇을 선택해야할까?
오브제는 그 고유의 특징을 담고 있어야 관찰과 재표현이 편했다.
그렇게 땅을 보며 한참을 걷던 1주…
어느샌가 일상의 물체 하나하나를 유의깊게 관찰하는 나를 발견했다.
이런 내가 선택한 3개의 오브제는…
와인오프너
플러그 헤드
솔방울
이였다.
첫 시간에 그린 그림들이다.
원래는 그대로 따라 그리다가…
점차 이 물체를 관찰하다가 이러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확장해가며 왜곡하고, 반복해가며 특색있는 그림을 그렸다.
다음시간까지 오브제를 변경할 기회를 주셨기에 나는 플러그에서 멀티탭으로 오브제를 바꾸었다.
멀티탭의 긴 선이 일상에서 흔히 인식하지 못했던 특이한 특징이라 파악했기 때문이다.
이 줄이 무진장 길고, 두껍고, 얇으면 어떨까? 와 같이
누가보면 초딩 같은데…? 라는 생각을 이어나가며
계속해서 손을 움직였던 것 같다.
교수님께서 3개의 오브제를 합쳐 무언가를 만드는 것을 원하셨기에… 이를 고민하며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우선적으로 각자의 성격을 파악해야겠다고 생각했기에..
내가 생각했을 때 오브제 각각의 성격을 정리했다.
+) 피카소의 콜라쥬 작품을 보고 영감을 받아서 몇 개를 그리기도 했다. 이 글을 보는 당신이 누군지는 모르겠으나… 다양한 케이스들을 스터디하고 일단 손을 움직여보길.
어쨌든..
솔방울의 패턴 + 가변성
와인오프너의 메카니컬함
멀티탭의 다양한 형태와 긴 줄을 특징으로 분석했다.
이걸… 어떻게 연결하지..? 라는 생각으로 시간을 보내다가
인스타그램 릴스에서 폐어라는 물고기를 보고, 무조건이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아이디어가 MT에서 술먹고 누워있다가 번뜩 떠올랐다는 것은 안비밀이다)
이전 같은 설계실 동기의 그림을 보고, 패턴을 발견하는게 아니라 내가 반복해서 만들 수도 있겠군! 이라는 생각에
와인오프너를 뼈로, 솔방울 단위패턴을 비늘로 한 뱀과 물고기를 그렸다. 이 단계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것이 폐어다.
폐어는 건기때 점액질로 몸을 감싼다는 점에서 물의 유무로 형태가 바뀌는 솔방울과 유사점이 있다고 파악했다.
그렇기에… 솔방울이 물의 유무에 따라 접고 펼치는 것으로 땅 속에 들어간 페어 / 땅 밖에 있는 폐어 두 모습을 표현하기로 했다.
또한 멀티탭의 선을 폐어의 지느러미처럼 활용해 결국 최종 그림을 그렸다.
아래 그림을 보면 알 수 있듯.. 땅에 들어간 부분 (물이 없음)은 벌어져있는 솔방울이, 땅 위에 있는 부분(물이 있음)은 오그라든 솔방울이 관찰된다.
약간의 기믹을 사용했다.
직각인 부분을 사용, 땅에 묻힌 폐어를 보는 듯한 느낌을 보게 했다.
사실상 공간이 부족해 당황하다가 이런 기믹을 발견한 것이긴 하나… 이런 위기를 활용하는 것도 능력아닐까
20장이 총 제출인 과제에서 36장을 그렸다.
폐어를 그릴 때는 정말 우연의 연속이 이런 결과를 만들었구나.. 라 생각했지만…
아카이빙을 하며 다시 정리하니 결국 쓸 데 없어보였던 나의 노력들이 조금씩 힘이 되어 이 결과를 만든 듯 하다.
교수님들이 한결같이.. ‘일단 손이 움직여야한다’라고 말한 것이 조금이나마 이해된다.
썸네일 사진에 폐어그림이 제대로 들어가지 않아 슬프지만… 결국 클릭하고 들어온 당신에게 감사를 전한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당신이 누군지는 모르겠으나.. 이 아카이빙이 조금이나마 힘이 되었길 바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