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과제에서 주택을 설계한 후 가장 크게 아쉬움을 느꼈던 부분은 내부 공간의 구성을 잘하지 못했던 것이었다. 집이 곡선으로 만들어졌고 집 안도 곡선의 요소가 많은 만큼 새로운 가구를 넣어 더 재밌는 집을 만들 수 있었을 것 같아서 아쉬움이 남았었다. 그래서 이번 과제에서는 가구를 디자인하여 넣어보았다. 첫 번째로 옆 경사로에는 새롭게 벽을 만들었다. 그리고 벽 옆에 생긴 공간에는 냉장고와 수납장을 둘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싱크대를 곡선으로 흘러가는 듯한 모습으로 디자인하여 집과 잘 어우러지도록 만들었다. 2차 과제에서 디자인했던 테이블 겸 식당을 그대로 두었다. 주방과 거실의 단차를 활용하여 만든 가구로 하나의 가구가 주방에서 쓰는 식탁이 되기도 하고 거실에서는 테이블이 되도록 만들었다. 거실에 있는 소파의 디자인도 구체화했다. 거실에 있는 소파는 테이블 주위를 모두 감싸는 모습으로 새로 디자인하였고, 소파의 옆에는 구형 3개로 이루어진 조명을 두었다.
2층에서는 안방과 아이 방의 가구에 많은 신경을 썼다. 가구를 디자인하면서 가장 고민되었던 것은 침대의 디자인이었다. 물결치는 듯한 모양의 벽에 맞는 침대를 상상하는 것이 어렵게 느껴졌다. 그래서 각자 벽이 들어가 있는 부분에 동그란 모양의 침대를 두었다. 안방에는 침대 옆에 협탁이기도 하면서 옆으로는 옷장으로 이어지는 가구를 두었다. 그리고 창밖을 보면서 남편과 대화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눈사람 같은 모양의 테이블과 의자를 두었다. 그리고 아이 방에는 침대 앞에 앉아서 책을 읽을 수 있는 작은 의자. 침대 옆에 서랍장과 장난감을 넣어둘 수 있는 바구니, 큰 강아지 모양의 인형을 두었다. 안방과 아이 방이 모양이 비슷하기 때문에 가구를 통해 누가 사용하는지를 확실히 보일 수 있도록 했다. 또한, 1층과 2층 모두 원형과 곡선의 가구를 활용하여 집 안에서도 곡선의 느낌이 살아있고 통일성이 느껴지도록 했다.
2차 과제에서 아쉬움을 느꼈던 다른 부분은 지붕과 천장의 디자인이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지붕이 자연스럽게 상승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내부에서는 천장 높가 딱딱하게 끊어져 있는 부분이 아쉽게 느껴졌다. 그래서 이번 과제에서는 천장도 지붕의 모양에 따라서 자연스럽게 높아지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이번에 보완할 점을 찾으면서 창문의 디자인이 모두 직선적인 것 또한 눈에 들어왔다. 창문의 디자인 또한, 곡선의 요소가 있고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느낌이 있다면 주택이 전체적으로 통일성 있게 느껴질 것 같아서 수정해 보았다. 먼저 주방에서부터 거실까지 이어지는 창문은 자연스럽게 흘러서 떨어지는 모양으로 바꿔 주방과 거실이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도록 했다. 다음으로는 2층의 그물망 맞은편 안방과 아이 방으로 이어지는 계단 쪽에 있는 창문이 디자인을 수정했다. 원래는 단순하게 일자로 만들어진 통유리였지만 이번에는 눈사람이나 아몬드 같은 독특한 모양으로 바꿔보았다. 그리고 작은 포인트이지만 1층의 계단 주위 벽에 거울을 설치하여 계단이 있는 공간이 외출하기 전에 옷매무새를 확인할 수도 있는 로비 공간으로 다시 설정해 보았다.
가장 처음 드로잉을 시작할 때부터 주택을 펴서 내부 공간을 보여주는 것을 목적으로 삼고 시작하였다. 그래서 처음에는 주택의 야외공간이 데크와 발코니도 포함하여 주택을 펴서 도면을 그렸다. 그렇지만 이번 드로잉 과제에서 내가 표현하고 싶었던 부분은 주택의 내부 공간이었기 때문에 외부 공간은 생략하였다. 또한, 같이 강조하고 싶었던 점은 차경이었다. 차경을 강조하기 위해서 주택의 가로 길이는 그대로 두고 세로로 늘렸다.
드로잉을 통해서 표현하고 싶었던 것은 주택 내부의 단차, 집 안 어디에서도 볼 수 있는 식물, 창문 밖에서 보이는 풍경들이었다. 그래서 가구는 손으로 그리고 채색하지 않아 이 세 가지 요소를 강조했다. 그렇지만 도면에서는 잘 표현되지 않았던 조명 등 내가 상상하는 가구들의 모습을 자세하게 묘사했다. 1층에서는 거실로 갈수록 점점 더 높아지고, 2층에서는 다용도 공간을 중심으로 단차가 높아지는 것을 그렸다. 단차가 높아질수록 내가 사적으로 사용하고 싶은 공간임을 의미하며 그중에서도 2층에 있는 공간 더욱 사적인 공간이다. 또한, 주택의 주변에 있는 아그배나무, 가시칠엽수, 소나무의 높이에도 비례하게 만들어 전체적으로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도록 했다. 다음으로는 집 안 어디서도 식물을 볼 수 있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식물들은 실제 사진들을 활용하였다. 계단 밑에 있는 연못, 거실 안으로 들어와 있는 가족들만의 화원, 테이블 곳곳에 놓인 작은 화분들과 1층에서부터 올라오는 나무들은 실제로 내가 상상했던 것들과 유사한 사진을 삽입했다. 또한, 거실에 있는 화원이 꽃을 키우는 공간임을 강조하기 위해 분홍색 배경을 넣었다.
나는 평소에 창밖을 보는 것을 굉장히 좋아한다. 그렇기 때문에 주택을 설계하면서 각 방에 있는 창문을 통해서 어떤 풍경이 보이는지를 신경 쓰면서 설계했다. 주택을 설계할 때 실제로 낮과 밤에 간데메 공원에 방문하여 '이런 풍경이 보이는 곳에는 이런 공간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라는 상상을 많이 해보았었다. 그래서 주방과 거실에서는 맞은 편에 있는 나무줄기와 관목, 흰색 벽돌집이 2층의 다용도 공간에서는 공원에 있는 정자와 아파트들 아이 방에서는 놀이터, 안방에서는 공원에 있는 연못들과 아이가 어떻게 놀고 있는지 한눈에 보이도록 했다. 이렇게 차경을 신경 써서 설계한 만큼 드로잉에서도 이를 강조하기 위해서 내가 실제로 간데메 공원에 방문했을 때마다 촬영한 사진들을 넣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드로잉에서 표현하고자 했던 다른 요소는 이 집을 나와 내 가족들이 사용하는 모습이었다. 그래서 1층 주방에서는 요리가 취미인 남편이 요리하고 있고, 나는 식물을 보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거실 소파에 앉아서 온실 속 텃밭을 보고 있고 옆에서는 아이가 놀고 있는 것을 표현했다. 또한, 2층의 아이 방에서는 아이가 강아지 모양의 인형과 놀고 있는 모습, 안방에서는 나와 남편이 창을 통해서 공원 풍경을 감상하고 있는 모습. 그물망에서 독서하고 있는 자녀의 모습을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