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과제에서 설계한 주택의 개념을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15년 후에 건축가가 된 자신이 살 공간과 임대 공간이 공존하는 주택을 설계하는 것이 두 번째 과제였다.
내가 살 주택이기 때문에 내가 좋아하는 요소를 넣고 싶었고, 사이트가 주거 지역에 위치한 만큼 임대 공간은 동네 주민들이 사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두고 싶었다. 그래서 그림 책방을 중심으로 건물의 사용자들은 그림책을 좋아하는 사람들로 설정하였다.
독서와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는 클라이언트 가구와 그림책 작가를 거주자로 설정하고, 책방 프로그램은 그림책 작가를 위한 미팅이 가능한 리딩존, 그림책을 구매할 수 있는 책방. 그림책 작가의 개인 작업실이 있는 드로잉룸으로 구성했다. 또한 뒤쪽에 사용자들만을 위한 선큰 정원을 두었다.
두 번째 과제에서 입면에 관한 스터디가 부족했었다. 이에 대하여 세 번째 과제를 하면서 주택의 입면을 보완했다.
기존에는 '클라이언트, 그림책 작가, 책방'이라는 3가지 요소를 층으로 나누어 생각해서 직육면체의 정형화된 입면 디자인을 했다. 그러나 여기서 벗어나고 싶어서 건물 벽과 천장을 들어가게 하거나 돌출되게 하였다. 건물이 너무 난잡해 보일까봐 걱정도 했지만 오히려 건물 전체에 안정감이 들었다. 루버를 사용하여 외관을 꾸미는 시도도 해보았다.
(입면 변화로 단면도도 수정하였다.)
본격적으로 세 번째 과제를 아카이빙하겠다. 세 번째 과제는 주택을 가장 잘 표현하는 A2짜리 드로잉을 선보이는 것이었다.
책방과 주거지의 공존을 가장 잘 보여주고 있는 단면도를 중심으로 드로잉하기로 결정했다. 학교 건설공학관 자료실과 평소 좋아하던 일러스트레이터 SNS 등을 통해 레퍼런스를 서치하고, 이를 토대로 단면투시도를 왜곡시켜 공간을 생동감있게 표현하고자 했다.
모델링을 기반으로 단면투시도를 간단하게 그려서 공간의 깊이감을 느껴보았다.
단면투시도에서 부분 별로 직사각형으로 나누어 포토샵으로 점을 잡고 왜곡시켰다. 이때 어디를 어느만큼 왜곡시킬지 많은 고민을 했다. 많은 스터디를 통해 세 가지 정도에 중심을 두고 왜곡시켰다.
첫째, 책방과 주거지 모두가 돋보일 수 있게 한다.
둘째, 주택과 책방을 잇는 Multy Reading Zone의 크기를 키운다.
셋째, 펼쳐진 느낌을 주고 중앙에 책방을 위치시키면서 그림책방이 주안점이 되는 주택임을 분명히 한다.
어떤 규격으로 그릴지 정한 후에는, 이 주택 안과 밖을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이 됐다. 이 세 번째 과제를 하며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한 부분이다.
처음에는 책방과 주택을 분리하고, 같은 역할을 띄는 공간끼리는 연결된 느낌을 주기 위해 각각의 바닥면을 통일시키는 방안을 고안했다. 다음으로 그 위에 사람이나 가구를 일러스트처럼 그려넣는 것을 고안했다. 그러나 종이에 직접 칠하는 것이 아닌 포토샵으로 이를 실행시키자, 아예 디지털을 활용한 콜라주도 하나의 괜찮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콜라주를 하기 전에 먼저 완전히 드로잉을 끝냈다. A2 종이를 구매하여 연필로 그린 후에, 펜으로 선을 따 스캔했다.
그리고 스캔한 도안을 포토샵으로 그대로 가지고 콜라주를 시작했다.
건물 밖 배경은 크게 3가지로 나누어 작업했는데, 가장 좌측에 보이는 나무가 가득한 길은 앞쪽 창문으로 보이는 간데메 공원을 표현하고 있다. 하늘 이미지를 통해서는 클라이언트 주거지의 발코니에서 하늘을 바라보는 풍경을 표현하고 있다. 가장 우측의 정원은 드로잉룸과 이어져 위에 있는 주거지에서까지 그 풍경을 바라보는 선큰 정원을 표현한다.
이제 건물 내부를 살펴보면, 먼저 책방은 벽은 책으로 가득 채우고, 바닥면은 짙은 우드를 사용하여 책방임을 분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또한 그림 그리는 사람들을 배치시켜 그림 그리는 그림 책방임을 드러내고 있다. 주거지는 책방과 다르게 밝은 바닥면을 넣고, 비교적 사람을 적게 배치하여 차이를 두기 위해 노력했다.
또한 이 드로잉에서 주목해서 볼 점은 주거자들의 책방 이용이다. 좌측에 위쪽 계단에서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는 여성은 클라이언트의 mini library 사용을 보여주고 있다. mini library는 1.5층에 위치한 클라이언트의 현관을 지나 주방과 거실 등이 있는 윗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그 자체이다. 이곳에서 책방에 동화되어 휴식을 취한다. 그리고 중간쯤에 빨간 니트를 입은 여성은 거주지의 현관을 지나면 책방의 multy reading zone에서 북토크나 출판사와의 책 출판을 위한 미팅 등을 진행한는 장면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