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화하기'는 '추상화하기'의 반대로 가는 과제였다. 즉. 추상화하기에서 찾아냈던 개념을 직접 주택을 설계하며 사용하는 과제였다.
1. 사이트 분석을 가장 먼저 했다. 학교 근처 간데메 공원이 우리에게 주어진 사이트였다. 아침, 저녁, 밤 시간을 다르게 하여 가보았다.
2. 어떤 개념을 도입하고 싶은가를 고민해보았다. 과제1에서는 따뜻함을 만들어내는 그림자라는 개념을 모형으로 표현했지만 이 개념을 주택에 도입하지 않았다. 나는 간데메 공원을 둘러싼 골목을 보며 한국 골목의 특성을 살려 이를 주택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또한 과제2 시작전에 1학년끼리 답사로 갔던 <연결하는 집: 대안적 삶을 위한 건축> 전시회에서 인상 깊었던 푸하하하프렌즈의 집 안에 골목(2019) 도 영감이 되었다.
3. 그렇다면 골목을 어떻게 주택으로 표현할 것인가?!
아래 이미지와 같이 나의 사이트 안에 골목을 만들기 위해 여러 아이디어를 생각해보았다.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지 않아서 골목길 탐색을 시작하였다. 여러 골목길을 다니면서 재밌게/흥미롭게 느껴진 골목길을 사진 찍어 따라 그려보았다. 간데메 공원 근처 골목(전농동), 학교 후문 골목(휘경동), 그리고 충정로역 근처 골목 이렇게 3가지 골목길 위주로 분석하였다.
분석하면서 한국 골목길은
1. 단차가 많다
(집들 간의 높이차이가 재밌게 다가왔다.)
2. 곡선의 골목길이 많다.
(구불구불 곡선의 골목길이 많아 하나의 골목길을 들어가도 그 너머의 겪인 골목에는 뭐가 있을지 궁금해지게 한다.)
이러한 특징이 있고 이 특징들이 골목길을 재밌게 만들었다. 이런 특징들을 나의 주택에 표현하고 싶었다.
골목길이 있고 사이사이 주택이 있는 것처럼 나는 나의 사이트에 골목길을 두고 그 사이사이 핵심 방을 두기로 결정하였다. 그러기 위해 어떤 모양의 골목길을 만들것인가 고민하였다. 위 두 가지 특징을 모두 살리고 싶어 일단 관찰했던 곡선의 골목길을 사이트에 다양하게 그려보았다. 그리고 그 중에서 어떤 골목길을 사용할지 추렸다.
여기서 조금 뜬금없지만 건축주도 정했다. 35살 남성 작곡가를 건축주로 두었고 그가 필요한 방이 무엇인지도 고려하였다.
그 다음으로 언덕의 골목 주택들을 보면 단차로 인해 생기는 집들의 높이차를 표현하고자 하였다. 나는 사이트에 언덕을 만들기로 결정하였다. 굳이 평평한 곳에 언덕을 만드는 것은 비효율적인 일이지만 그 단차가 나에겐 중요했기에 표현해야했다.
아까 그렸던 사이트 속 골목길을 대지 모형으로 표현해보았고 그에 따른 집 모형도 만들었다.
자연스러운 언덕, 가파른 언덕 등 다양하게 모형을 만들어보면서 내가 상상했던 단차를 최대한 찾아내고자 하였다.
내가 흥미롭게 느꼈던 골목길의 특징을 잘 살리면서 공간의 효율을 방해하지 않을 정도의 골목길과 단차를 만들어낸 모형을 최종으로 선택하였다. 그리고 나서 각 방을 구체적으로 구상해보았다. D반 스튜디오끼리 다시 한 번 <연결하는 집: 대안적 삶을 위한 건축> 전시회를 보러갔는데 그때 가서 설계를 구체화할 수 있는 방안들을 많이 모색하게 되었다. 특히 최욱 건축가의 '축대가 있는 집', 김대균 건축가님의 '풍년빌라' 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