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프로그램은 15년 후 내가 거주할 주택이다. 단순 주거 뿐만 아니라 대여할 수 있는 공간도 함께 존재하는 주택을 설계하는 것이 이번 프로젝트의 큰 틀이다. 처음 이 주제를 접했을 때, 사이트가 일반 주거 지역에 분포하고 있는 만큼, 이 동네에 사는 주민들이 대여할 수 있는 공간을 설계하고자 하였다. 그리고 생각한 것은 동네 주민들이 각자의 일과를 마치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으로 책방이다. 클라이언트가 책방이라는 공간에서의 분위기를 좋아하기도 하고, 작가지망생이 세를 내어 책방에 거주한다는 재밌는 프로그램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사이트 분석을 통해 사이트B 북동쪽의 도로는 폭이 크고 사람들이 잘 지나다니는 것에 반해, 남서쪽은 도로의 폭이 넓지 않고 유동적이지 않는 편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이 곳을 주택의 사이트로 선정하여 공원 쪽을 향해 너무 크지 않게 열려 있으면서 나만의 공간을 둘 수 있다고 생각하여 선정하게 되었다.
앞 공원에서 어떤 사람들이 많이 보이는지 관찰한 결과, 다양한 사람들이 있었는데 특히 어린 자녀를 둔 가족과 어르신들이 눈에 띄었다. 특히 어린 자녀들을 보고, 그렇다면 주변에 어린이집 등이 존재할 것이라고 에측하고 조사했더니 생각보다 많은 유치원과 어린이집, 학교가 분포되어 있었다.
그저 휴식을 주는 책방보다는 어린이들과 어르신들을 위한 가독성 좋은 그림책방을 프로그램으로 설정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휴식은 개인의 프라이빗한 공간인 집이라는 공간에서 가장 편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요소인데 다른 사람과 공유하는 공간은 휴식으로 채우기보다 힐링으로 채워진 활발한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있었다. 그림책방이라는 큰 프로그램 안에서 주택은 클라이언트 부부, 세 들어 사는 그림책 작가, 그리고 외부 사용자들이 사용한다.
위 동선 다이어그램에서는 이 세 가지 부류의 사용자들이 각각 주택의 어느 부분까지를 사용하는지 보여준다.
먼저, 클라이언트는 가장 윗층에 거주하면서 독서와 그림 취미를 할 수 있는 서재공간을 공용화하여 책방으로 열어둔다.
세 들어 사는 레지던스는 중간층에 거주하면서 책방과 연결된 개인 작업실과 회의실을 그림책 작업을 위해 사용하며 책방을 운영한다.
마지막으로 외부 사용자들은 지상의 책방에서 그림책을 구경하고 읽고 구매하며, 반층 내려가 그림을 그릴 수도 있고, 반층 올라가 북토크나 강연 등을 즐길 수 있다.
클라이언트와 세 들어 사는 레지던스를 구체적으로 설정하여 그들에게 적합한 공간을 구성하기 위해 노력했다.
클라이언트는 평일에는 출퇴근하는 30대 부부이다. ~
레지던스는 미혼의 20대 후반의 그림책 작가이다. ~
이 주택은 위 공간 다이어그램과 같이 4가지 공간으로 나누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