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과제는 미래의 나를 클라이언트로 하는 주택을 설계하는 것이었다. 클라이언트와 그 가족의 구성원은 다음과 같이 설정했다. 건축가로서 바쁜 삶을 살아서 집에 머물지 못하는 미래의 나 대신, 가족이 집에서 즐길 수 있는, 가족을 위한 집을 설계하자는 목표를 가지고 설계를 시작하였다. 특히 프리랜서인 아내를 위한 사무실을 둔다는 것을 전재로, 공적 공간과 사적 공간이 잘 분리되면서 연결될 수 있는 주택을 설계하고자 하였다. 사이트는 간데메 공원 근처의 주택가이며, 표시해 둔 것과 같다.
처음은 마당을 3개로 나누어 각 매스를 분리하는 것으로 접근하였다. 양 끝의 사적 공간과 공적 공간 사이에 마당을 두어 상반되는 공간을 구분하고, 중간에 작은 매스를 두어 사적, 공적 공간에 각각 마당을 부여하였다. 매스와 마당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위 사진의 마당과 연결되며 소통의 중심인 주요 공간이 생성되었다. 그러나, 위의 사이트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듯 주변 건물에서 주요 공간 내부를 훤히 들여다볼 수 있는 문제가 발생했다. 그렇기에 주요 공간을 지키는 방향으로 매스를 다시 재구성하였다.
이번 매스는 사적 공간에 해당하는 핵심 공간이 프라이버시를 지킬 수 있으며, 사적, 공적 공간 분리라는 기존 개념을 가져가는 방향으로 구성하였다. 사이트 모양을 딴 매스에서 사이트의 점끼리 이어서 만들 수 있는 선을 기준으로 크게 사적 공간과 공적 공간으로 분리하였다. 면적이 큰 공간이 사적 공간, 면적이 작은 공간이 공적 공간이다. 여기서 '선'은 핵심 공간이 바라보는 방향이 프라이버시를 지킬 수 있나 없나를 기준으로 선택하였다. 위와 같이 2개의 공간을 극단적으로 분리한 이유는 '일하는 공간'과 '쉬는 공간'을 명확하게 구분하기 위해서이다.
아내의 직업이 마케팅 관련 직업이기에 기본적으로 사람을 자주 만나고, 아내가 모임을 좋아하기에 큰 길과 인접해 있는 공간을 사무실을 두었다. 또한, 큰 길 방향으로 마당을 두어 사무실의 접근성을 더욱 높이고, 마당 내에서 작은 모임을 가질 수 있도록 하여 공간 공간 자체를 사람 만나는 것을 즐기는 아내의 공간으로 두었다. 이 주택의 핵심 공간과 연결되는 사적 마당은 온전히 가족만을 위한 공간으로 만들고자 하였다. 마당을 3개의 매스 사이에 배치하여 외부의 시야를 차단하고, 인접 건물의 시선은 큰 나무를 두어 차단함으로써 외부 시선에서 독립된 공간을 만들었다. 또한, 실내외 모두 같은 높이 단차를 두고, 그 경계에 유리를 설치하여 마치 실내외가 연결되어있는 듯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일생생활을 하면서 자연을 접하기 어렵기 때문에 휴식 공간인 집에서 자연을 실내로 끌어오고자 아래와 같은 공간을 만들었다.
이 주택의 다음 도면과 같이 가장 큰 공간은 가족이 지내는 공간, 다음으로 큰 공간은 아내의 사무실, 가장 작은 공간은 나의 서재로 이루어져 있다. 실질적으로 주택에 해당하는 공간의 프로그램을 보면 다음과 같다. 청소, 요리와 같이 가사에 필요한 요소들이 우측에 배치되어 있으며, 마당과 인접한 핵심 공간이 좌측에 위치해 있다. 주택의 시퀀스를 살펴보면, 출입구로 들어와서 신발장을 지나 꺾어서 실내로 진입하고, 다시 좌측으로 꺾어 부엌으로 지나고, 또 다시 꺾어서 핵심 공간에 들어서게 된다. 꺾임이라는 행동을 반복하여 핵심 공간에 도달하는 과정을 거쳐 핵심 공간이 더욱 강화되는 효과를 얻고자 하였다.
2층은 간단하게 취침을 위한 공간과 사무실의 옥상 발코니까지 길이 배치되어 있다.
확실한 공간 구분을 위해 분리시킨 매스를 길을 이용하여 다시 연결한 이유는 사무실 옥상 공간을 활용하려는 목적도 있지만, 진입로의 역할 강화하는 것이 주된 목표이다. 매스를 사적, 공적 공간으로 나누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큰 축이 생겼다. 시선에서는 독립적이지만 접근성은 좋은 핵심 공간을 구축하기 위해 이 축을 2개의 공간이 이동하는 진입로로 사용하였다. 그러나 매스와 매스가 겹치는, 즉 이동 통로 부분이 짧아 새로운 공간으로 진입하는 것이 아닌, 그저 연결되어 있는 마당으로 이동하는 형태가 되었다. 그렇기에 진입로 위에 캐노피를 설치하여 위의 사진과 같이 진입로로써의 역할을 강화하고, 두 매스를 연결하는 길로도 사용하였다.
다음으로는 이 주택에서 가장 중요한 공간이다. 이 공간은 자연을 받아들이는 공간 뿐만이 아니라 소통의 중심이 되는 공간이다. 이 핵심 공간은 사적 공간에서 가장 시선이 쏠리는 위치에 있으며, 침실을 제외한 모든 사적 공간과 시선으로 연결된다. 같은 층에서 수평적으로, 2층과 수직적으로 연결 되며, 2층의 연결 통로와 마당을 통해 외부와도 연결된다. 즉, 이 공간이 주택의 중심이 된다.
핵심 공간에서는 여러가지 일이 벌어지며 이를 크게 3가지로 구분을 해보았다. 첫 번째는 극적인 효과를 연출하기 위해 설치했던 벽으로 인해 생긴 구석 공간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아이들은 넓은 공간 뿐만 아니라 구석인 공간을 좋아한다. 중간에 벽으로 생긴 구석 공간은 아이들이 잘 노는 공간 될 것이라 예상한다. 두 번째는, 마당을 바라보며 휴식을 취하는 일이다. 중간 벽이 끝나는 지점에는 식탁이 설치되어 있다. 이 식탁에 앉아서 밖을 보면 하나의 프레임으로 가둬져있는 듯한 자연을 감상할 수 있고, 핵심 공간에서 마당을 보면 아래 사진과 같이 개방적인 자연을 감상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는 여러 영상을 관람하는 일이다. 실내 벽은 흰색이기에 빔프로젝트를 사용하면 벽을 하나의 큰 티비로 사용할 수 있다.
이 다이어그램은 이 주택의 주 사용자인 아내가 출근을 할 때 어떠한 경로로 사무실을 갈 수 있는지 표시해놓은 것이다. 첫 번째는 실내 계단을 이용하여 현관을 나가 사무실로 가는 방법이고, 두 번째는 연결 통로를 이용하여 1층으로 내려간 후 진입로를 거쳐 사무실로 가는 방법이다. 어떠한 방법이든 현관이나 진입로라는 사적인 공간에서 공적인 공간으로 넘어가는 요소를 거쳐 이동하도록 하였다. 이로써 근무 공간 휴식 공간을 구분하고자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