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선택한 사이트는 C였다. C를 선택한 이유는 내가 좋아하는 요소들이 많아서이다. 가로막는 요소 없이 뚫려있는 주변 환경, 놀이터가 가까이 있을 뿐만 아니라 공원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것, 많은 나무들과 자연과 닿아있다는 것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사이트를 정한 후 사이트에 한 번은 낮, 한 번은 저녁에 가보았다. 어린아이들은 보통 놀이터에 많았으며 흙을 가지고 노는 것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어린아이들이 공원에 있는 시간에 대해서도 분석을 해보았는데 평일에는 부모님이 퇴근하고 유치원이 끝난 어린아이들을 데리고 저녁에 온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주말에는 아침부터 저녁시간까지 꾸준히 어린아이들이 많았다. 평일과 주말의 공통점은 저녁을 먹는 시간이 되면 어린이들이 사라진다는 것이었다. 공원을 이용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분석을 한 후에는 나무가 많다는 특징을 가진 공원이었기에 나무에 대해서도 자세히 분석을 해보았다. 평소 창밖을 보내면서 시간을 보내며 오랜 시간을 보내는 나에게 나무의 높이는 중요한 요소였다. 그래서 다이어그램에 나무의 높이를 색깔의 진하기를 통해서 나타냈다. 사이트 주변에 있는 나무는 가시 칠엽수, 아그배나무, 소나무가 있었다.
사이트를 정한 후에는 클라이언트와 대여 공간을 정했다. 평소 식물을 보고 자연을 좋아하기 때문에 대여 공간도 식물과 관련된 공간으로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정한 것이 '어린이 텃밭'이었다. 놀이터가 있어서 주변에 어린이가 굉장히 많다는 것, 어린이들이 흙을 가지고 노는 것을 공원에서 꽤 많이 보았기 때문에 텃밭이라는 아이템을 정하였다. '어린이 텃밭'을 가진 주택의 주인인 나는 15년 후 성공한 건축가이다. 나의 취미는 식물을 키우는 것이다.조경가인 남편이 있으며, 흙을 가지고 노는 것에 관심이 많은 유치원생 아들을 키우고 있다. 우리 가족의 공통점은 모두 식물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가족이 좋아하는 요소를 대여 공간으로 만들어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대여 공간을 만드는 것이 목적이었다. 그리고 텃밭뿐만 아니라 부모가 사용할 수 있는 대여 공간을 만들기로 결정했다. 사이트를 분석하며 알게 된 특징 중 하나는 부모는 아이들이 놀고 있을 때 가만히 서서 지켜만 보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가 아이들이 놀이터나 텃밭에서 놀고 있을 때 앉아서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텃밭과 대기 공간이 주민들의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부모와 아이들이 없는 저녁때에는 다른 주민들도 사용할 수 있어서 항상 사람이 존재하는 주택이 되도록 했다.
매스 스터디를 하면서 자연과 어우러질 수 있게 만드는 것에 가장 신경을 썼다. 그렇기 때문에 보았을 때 자연물을 떠올릴 수 있는 모양으로 만들었다. 구름, 위에서 바라본 나무, 세잎 클로버, 꽃과 같은 자연물들을 참고하여 만들었다. 다양한 높이가 보이는 주택의 외부는 층운형 구름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또한, 집 안 어디에서도 자연을 느낄 수 있도록 텃밭을 중심으로 집이 퍼져나가는 모양으로 만들었다.
내가 집을 설계하면서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설계한 포인트는 세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집 안 어디에서도 식물을 볼 수 있는 것이다. 우선 텃밭을 중심으로 집이 퍼져나가도록 설계했기 때문에 1층을 걸어 다니면 자연스레 텃밭을 볼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계단을 벽부터 텃밭까지 이어져 있도록 만들어 1층과 2층을 오가며 텃밭을 감상할 수 있다. 집 안에 있지는 않지만 식물을 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와 반대로 1층 데크에서 심어져 2층까지 올라가는 나무, 집 안에 들어온 화원, 계단 및 연못과 식물은 자연을 직접적으로 집 안으로 가져온 것이다. 두 번째로 신경 쓴 것은 용도가 없이 비어있는 공간이었다. 공간을 정해진 용도로만 사용하기보다는 즉흥적으로 목적 없이 공간을 사용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집의 건물 중 가운데에 있는 건물은 용도가 정해져있지 않은 공간으로 만들었다. 1층의 빈 공간은 로비가 되기도 하며 통로가 되기도 하며 가구를 갖다 놓으면 쉴 수 있는 공간이 된다. 2층의 빈 공간에는 단차와 벽에 책상을 만들어 앉아서 창밖을 보거나 발코니를 볼 수 있으며 책을 읽을 수도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세 번째로 신경 쓴 것은 2층과 1층이 연결되어 있는 듯한 느낌이 들게 만드는 것이었다. 그래서 2층에서 보았을 때 1층에 있는 연못이 보이도록 하였으며, 그물망을 만들어 2층에서 1층이 보이도록 했다.
주택의 사적인 공간과 공적인 공간을 나타낸 다이어그램이다. 사적이 공간일수록 색상이 진해진다. 우선 대여 공간은 가장 공적인 공간이다. 1층 밑 데크 공간은 외벽에 의자를 붙여서 주민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에 공적이지만 집 안을 볼 수는 없기 때문에 대여 공간보다는 조금은 사적이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주택의 나머지 공간은 사적인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나는 나의 생활이 보호되기 원했기 때문에 대여 공간과 사적인 공간이 확실히 분리되기를 원했다. 집 안에서도 더 사적이게 느껴지는 주방, 거실, 안방, 아이 방, 발코니는 단차를 높게 만들어 집 안에서도 공간이 분리되는 느낌이 들도록 만들었다. 사적인 공간일수록 단차가 높아지는 특징이 있다.
이렇게 설계한 주택의 이름은 '푸실집'이다. '푸실'은 순우리말로 '풀이 우거진 마을'이라는 뜻이다. 집 안 어디에서도 식물을 볼 수 있으며 주변에 나무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집이기 때문에 '푸실집'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그리고 텃밭의 이름은 '은가비 텃밭'이라고 지었다. '은가비'또한 순우리말로 '은은한 가운데 빛이 나는'이라는 뜻이다. 텃밭이 집 안의 중심이긴 하지만 텃밭이 주인공이 된다기보다는 주택을 구성하는 많은 요소 중 하나가 되기를 원했다. 푸실집에서 텃밭은 가운데에서 주택을 꾸며주는 존재이기 때문에 '은가비 텃밭'으로 이름을 붙였다.
평면에서 볼 수 있는 가장 큰 특징은 모든 공간들이 곡선, 넘쳐흐르는 듯한 모양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모든 공간들이 자연스럽게 연결되었으면 했기 때문에 넘쳐흐르는 모양으로 설계했다. 또한, 곡선의 벽에 맞는 곡선의 가구들을 넣어 집 안에서도 동그란 모양이 유지되도록 했다. 다음으로 텃밭에서 볼 수 있는 특징은 텃밭의 바깥쪽에 나무를 심었다는 것이다. 나무를 심은 이유는 텃밭에서 집 안이 보이지 않길 원했기 때문이다. 식물은 집에서 외부와 내부를 연결하는 역할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공간을 나무는 가림막의 역할을 가지기도 한다. 식물을 다양한 용도로 활용하기 위해서 노력했다.
집 안에 있는 다양한 단차를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에 집을 직각으로 잘라 파노라마처럼 펼친 단면도를 그렸다.
주택을 설계하며 단차와 층고에도 많은 신경을 썼다. 위에서 사적인 공간과 공적인 공간을 분리하기 위해서도 있지만 사이트 주변에 있는 나무들의 높이에 맞는 집을 만들고 싶었기에 높은 나무가 있는 곳은 높은 단차를 만들고 층고도 높게 만들었다. 집 안에서도 나무의 높이가 느껴지도록 했다. 1층은 점점 높아지게, 2층은 가운데를 중심으로 양쪽이 높아지도록 만들어 1층과 2층에서 다른 느낌이 들도록 설계했다. 또한, 지붕의 높이도 서로 다르게 만들어 높아지는 모양이 되도록 했다. 여기서 작은 포인트는 주방과 거실에 있는 식탁 겸 테이블이다. 단차를 활용하여 만든 것으로 하나의 가구가 벽을 사이에 두고 용도가 달라지도록 만들었다. 마지막으로 언급할 특징은 벽의 높이이다. 다양한 높이의 벽을 만들었다. 현관문 주위에 있는 낮은 벽, 1층의 로비와 같은 공간과 주방 사이에 있는 벽은 공간이 확실히 분리되도록 모두 가리는 벽, 주방과 거실 사이는 두 공간을 볼 수 있는 낮은 벽, 주위를 볼 수 있으며 기댈 수도 있게 만든 그물망 주위 벽과 같이 다양한 높이의 벽을 활용하였다.
마지막으로 나의 주택을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자연과 닿아있는 집'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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