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제 2의 주택의 클라이언트는 15년 후 성공한 건축가로서 건축사사무소를 공동으로 운영하는 나와 파트너였다. 사무소에서는 비즈니스 파트너이지만 이 주택에서 만큼은 소울메이트로서 '따로 지내지만 함께 할 수 있는' 관계를 담아내고 싶었다. 두 클라이언트는 사무실에서 퇴근하고 주택에 돌아오게 되면 주차장에서 중정을 지나 공유 오피스에 다다르게 된다. 공유 오피스는 두 사람을 위한 작은 사무실 공간이기도 하지만 공동 현관의 기능을 담고 있다. 각각 1층, 2층 집으로 향하는 서로 다른 계단이 존재하며 각각의 계단을 통해 주거 공간으로 들어갈 수 있게 된다. 설계 초기 단계에서 두 사람의 성향을 정반대로 설정하였기에 두 사람의 공간은 상당히 다른 평면 배치를 갖고 있다. 사이트의 특성을 고려하여 외부 도로를 향한 창문은 최소하하였으나 주택 내 중정을 향한 큰 유리창이 존재하는 것이 특징이다. 두 사람의 공간은 서로 공유할 수 없는 온전히 자신만을 위한 공간이다. 하지만 평면도에서 볼 수 있듯이 두 사람의 공간에 식사공간이 존재하지 않기에 공유 라운지의 존재 여부가 결정되었다. 공유 라운지는 식사 공간뿐 아니라 두 사람의 취미를 나눌 수 있는 칵테일 바가 있다. 이 공간에서는 손님을 초대하여 파티를 즐길 수도 있는 파격적이고 반전된 공간이다. 공유 라운지의 아래층에는 주차장이 위치하였기에 주차장의 층고를 2.4m로 설정한 결과로 공유 라운지의 바닥 레벨은 1층 집보다는 높고 2층 집보다는 낮은 현상이 발생한다. 이는 1층, 2층 거주자 모두 공유 라운지로 가기 위해서 계단을 오르고 내려야 한다는 상황을 야기한다. 이로 인해 두 사람 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 계단의 의미가 중요해진다. 즉 여기서 계단실은 단순히 위아래로 오르내리는 기능뿐만 아니라 '주거공간'과 '공유 라운지'의 공간적 대비를 중화시켜주는 공간으로써의 의미를 가진다. 이 점을 드로잉에 극적으로 표현하여 주택에서 계단의 역할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인지를 시각적으로 전달하고자 한다.
먼저 ㄷ자로 접혀 있는 주택의 본 형태를 계단의 위치대로 자른 일자 형태의 단면도로 만들었다. 중정을 감싸는 형태였던 주택이 일자로 펼쳐지게 되면 공유오피스 - 주거공간 - 공유 오피스 - 야외 공간의 순서가 전개된다, 이 단면도를 디벨롭하여 단면 투시도의 형식을 빌려 주택 내부의 모습을 자세하게 묘사하였다. 공간에 깊이감을 부여하고 사람과 가구를 배치하여 사실감을 더했다.
공간의 위계를 강조하기 위해 주거 공간의 크기를 줄이고 계단실과 공유 라운지의 크기를 키우는 등의 왜곡을 하였다. 지붕의 형태, 높이 또한 조절하여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극명히 하기 위해 노력했다. 공유 오피스에는 계단과 오피스의 분위기에 맞는 가구를 배치하였고, 주거 공간은 현관, 침실 그리고 화장실만을 배치하여 최소한의 프로그램만으로 주거 공간임을 표현하였다. 계단실은 오히려 단순화하여 눈에 띄도록 연출하였다. 주차장 위층의 공유 라운지에는 냉장고와 식탁으로 주방을 표현하고 미러볼 및 사람의 자세를 통해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주택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이야기에 가독성을 더하기 위해 시간의 흐름성을 더해보았다. 시간의 흐름에 따른 행위의 동선을 시각화한 것이다. 드로잉에 콜라주를 혼합하여 공간에서 벌어지는 행위들을 시간대에 맞게 넣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