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칸 집은 같은 크기의 9개의 칸이 모여 10.8m x 10.8m의 정사각형을 이룬다. 아홉칸 집은 욕실과 침실 등 특정한 공간 이외에는 문이 아닌 벽과 개구부 만으로 공간을 구별한다. 물을 사용하는 욕실과 부엌 이외에는 프로그램을 정해두지 않아 사용자의 개입을 최대화 했다는 것이 아홉칸 집의 주된 특징이다.
아홉칸 집은 도시의 삶을 벗어나 자연속에서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리고 새로운 경험은 변화에서 나온다. 아홉칸 집에서 변화는 자연과 사람들이 모여 만들어진다. 자연의 시각적 흐름과 집에서의 모든 행동은 벽의 열림을 통해 시각적으로 연결된다.
이러한 변화는 빠르게 일어나지 않는다. 자연의 변화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며 거주자는 내부 공간을 자주 바꾸지 않는다. 작은 요소들이 모여 단조롭고 잔잔한 변화를 만들고, 이러한 변화는 새로운 경험을 창출한다.
나는 아홉칸 집의 개념은 변화, 그중에서도 단조로운 변화에 집중했다. 그리고 나는 그 변화를 만드는 것은 벽의 열림(개구부)와 사람의 행동이라고 해석했다. 그렇기에 보이는 각도에 따른 벽의 겹칩과 열림에 대한 스터디를 진행했다.
기존의 아홉칸 집은 크게 중심 공간, 실내 공간, 실외 공간으로 나누어져 있다. 그렇기에 5x5의 정사각형 그리드를 만들어서 공간을 구분하였다. 이후에 꼭짓점에 해당하는 칸에 반대편이 보이는 벽이 열리는 축을 그었다. 축을 대각선으로 둔 이유는 위의 개념 모델을 보았을 때, 정면에서 반대편이 보이는 것보다 축이 틀어져 있어 특정 각도에서 반대편이 보일 때 느껴지는 변화가 극대화되기 때문이다. 축의 폭은 기존 아홉칸 집의 벽과 개구부의 비율인 0.357를 차용하였다. 즉, 개구부 2개의 너비, 개구부 1개의 너비, 그 중간의 너비의 축이 있고, 중심 공간에서 실외 공간의 순서대로 위계를 주어 배치하였다. 이러한 논리를 따라 축을 그릴 경우, 홀수 칸의 그리드는 개구부가 존재하지 않는 벽이 생긴다. 따라서 짝수 칸의 그리드를 기반으로 추가 스터디를 진행하였다.
처음에 주요 키워드를 변화로 잡았기 때문에 변화가 보이는 모형을 만들고자 하였다. 우선 칸의 개수를 늘리거나, 변화의 중심점을 이동시키거나, 중심점의 개수를 늘리는 방식으로 스터디를 진행했다. 벽의 높이는 1:2의 비율로 커지도록 하였다. 이 비율은 개구부 1개와 개구부 2개의 비율이다. 이 논리로 벽의 높이를 조정할 경우 변화는 잘 보이지만 아홉칸 집에서 추구하는 변화와는 상반되는 모습을 보였다. 그렇기에 보다 단조롭고 정갈한 변화를 만들고자 하였다.
최종 그리드는 초반의 5x5의 그리드에서 중심 공간을 강조한 형태인 6x6의 정사각형 그리드로 설정하였다. 이후 앞서 언급한 논리로 개구부 축을 두고 벽의 높이의 차이를 두어, 중심에서 시작되는 단조롭고 정갈한 변화를 나타내었다.
* 미흡한 저의 작품을 좋게 봐주신 네임리스건축사사무소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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