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동은 연무장길을 메인거리로 하고 있으며, 점차 핫해짐에 따라 수많은 사람들의 발걸음이 오고 가고 있습니다. 대상지는 연무장길과는 약간의 거리를 두고 있으며, 구두테마공원과 맞닿아있습니다. 팝업의 성지라고 불리는 성수의 특성상 이곳저곳 가게들을 들어갔다나오면서, 성수에 들어서면 높은 걸음수를 가집니다. 자연스럽게 쉴 곳과 머물 곳을 찾게 되는데, 대부분의 카페들이 녹지와 공원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성수라는 큰 도시에서의 녹지의 부족함을 꼬집고자 합니다. 높은 건물들이 내놓는 오픈스페이스 마저도 크게 작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구두테마공원과 맞닿아있는 대상지의 특성을 적극 반영하여, 녹지로써의 역할을 함께 수행할 수 있는 건물을 설계하고자 합니다.
또한 대상지에는, 이전의 공장 건물인 '반도스탠드'라는 회사가 들어서 있습니다. 기존의 건물들을 허물고 새로운 건물들을 짓는 것은, 건축적으로, 환경적으로, 맥락적으로 결코 가벼이 여길 수 없는 일입니다. 그래서 '반도스탠드'라는 브랜드를 반영한 복합문화시설을 설계하기로 했습니다.
'반도스탠드'는 스탠드와 악기 악세사리들을 제조하는 회사입니다. 대상지에 기존 공장 건물에서 스탠스를 생산하여 낙원상가 매장에서 판매하는 식의 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상지에 반도스탠드의 새로운 건물이 들어서게 되면서, 기존의 낙원상가에서의 판매가 자연스레 성수동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독특하고 개성있는 악세사리들을 주력으로 판매하고, 생산한 스탠드를 아티스트들이 사용하도록 하여, 연주홀과 버스킹 공간에 스탠드들이 배치됩니다.
컨셉은 이러합니다. 기존의 공장 건물을 허무는 대신의 그 건물의 레이아웃을 유지해, 공원으로 사람들에게 오픈합니다. 또한 기존에 사용되었던 프레임, 즉 기둥과 보를 살려서 과거를 경험하게 합니다. 기존 건물의 레이아웃을 제외한 부분에 정사각형 형태의 기초를 잡고 건물을 높힙니다. 올라간 건물들의 구조는 기존 공장 건물의 기둥들이 따라 올라가 지탱해줍니다.
건물의 전략은 오픈 테라스를 통한 사람들의 유입입니다. '반도스탠드'라는 브랜드의 특성상 과거의 공장으로만 사용되며 건물의 창문을 모두 막아둔, 즉 꽁꽁 숨겨두어 성수에 오는 사람들에게 전혀 읽히지 않던 반도스탠드를, 이젠 드러내고 사람들을 이끌도록 해야 합니다. 기존 건물 레아아웃의 공원에서부터 연결되는 각층의 테라스들은 사람들을 옥상정원까지 이끕니다. 반도스탠드에서 운영하는 샵들을 통과하는 테라스 동선이 특징입니다. 내부와 외부, 공공의 영역과 반도스탠드의 영역을 넘나들며 사람들은 자연스레 반도스탠드라는 브랜드를 접하게 됩니다.
공간 구성의 전략은 기존의 격자형 공간, 읽히고, 효율만 중시하던 과거 공장의 공간을 타파하고자 합니다. 반도스탠드의 로고와 여러 악기들의 곡선에서 모티브를 얻은 곡면의 공간들은 돌출과 함몰을 섞어가며 예상되지 않는 새로운 공간과 모습을 연출합니다.
매스를 형성하는 과정은, 기존 건물을 기둥을 남긴 채 비우고, 나머지 영역에 건물 대지를 설정합니다. 건물을 쌓아올리고, 공간을 구획한 뒤 곡면화 과정을 거칩니다. 오픈된 공원이 곡면의 계단을 타고 올라가 2층 테라스와 연결됩니다. 기존의 건물이 타고 올라가 높은 건물을 형성한다는 맥락에 따라, 기존 건물의 기둥들의 모습을 연상시키는 기둥 구조들이 새로 올라가는 건물에서 보이게 됩니다.
조닝 전략은 이러합니다. 1층과 2층은 전시공간, 연주홀, 디자인 라이브러리와 같은 문화공간을 제공합니다. 2층과 3층에는 반도스탠드에서 제작하는 상품들을 전시하고 판매합니다. 4층엔 공유오피스를 두고 5층과 6층엔 반도스탠드의 오피스와 디자인랩을 두었습니다. 자연스레, 1~3층까지는 퍼블릭한, 4~6층까지는 보다 프라이빗한 성격을 띄게됩니다. 다만 공공의 테라스는 1층부터 6층까지 올라가면서 4~6층까지도 부분적으론 퍼블릭한 성격을 띄도록 하여 사람들이 옥상 정원까지 올라가게 합니다.
최종 마감을 위해 개선해야 할 점은 이러합니다.
1) 고층 건물의 특성이자 장점인 고가 도로와 옆 건물을 뛰어넘는 높이를 적극 활용하고자 합니다. 다른 층들에선 볼 수 없었던 뷰와 시야각이 생겨난다는 점을 공간적으로, 프로그램적으로 드러나도록 하고자 합니다.
2) 들어가고 나오고 공간들이 팝업되는 전략을 더욱 극대화시키고자 합니다. 단순히 평면적으로 드러나는 것이 아닌 입면과 단면에서도 드러날 수 있도록 층간 돌출과 연결을 극대화시켜서 연출되는 공간감을 확장시키고자 합니다.
3) 프로그램의 전략을 디벨롭하고자 합니다. 반도스탠드에서 생산하는 스탠드과 악세사리들로 공연과 연주를 할 수 있도록 하고, 그러한 연주 공간을 층별로 늘려서 사람들이 테라스를 타고 올라가면서 버스킹과 연주를 즐길 수 있도록 하고자 합니다. 단순히 1층에 연주홀을 두는 것을 넘어서서 예시로, 옥상 루프탑에서하는 버스킹, 고층에서 돌출되어 고가도로를 배경으로 하는 피아노 연주, 야외공간과 내부 공간에서 모두 즐길 수 있는 무대 등, 음악이라는 장르를 공간적으로 극대화시켜서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합니다.
4) 각 층의 테라스에 들어가는 조경과 구성에 대해 깊이 탐구하고자 합니다. 의도하는 바와 사용자들이 느낄 수 있는 공간감을 위한 조경은 무엇인가, 명확한 계획과 방향이 담긴 조경 플랜을 짤 계획입니다.
5) 마지막으로, 기존의 공장 건물에 대한 활용과 존치 방식을 발전시키고자 합니다. 스탠드의 제작 방식을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을 기존 건물 레이아웃에 설계하거나, 기존의 벽돌이나 천장 슬라브를 살리는 등 좀 더 적극적인 방식의 존치를 구상 중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