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과제는 지어진 주택을 추상화하는 과제로 일반적인 건축 설계의 단계에서 거꾸로 가는 과정을 거쳤다. 내가 맡은 주택은 Eero Saarinen의 Miller house이다. 밀러 하우스는 30m, 25m 폭의 넓은 직사각형 형태의 주택이다.
위의 밀러 하우스의 도면을 보면 가장 큰 특징 세 개가 나타난다. 가장 먼저 그리드 위에 벽으로 공간이 나누어져 있다는 것과 16개의 기둥을 기준으로 나눠진 그리드 위의 9개의 공간, 그리고 그 기둥으로 나눠진 네 덩어리의 공간과 중심 공간 등의 특징이 보인다. 내가 이 주택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은 그리드와 벽과 기둥의 상호 관계이다.
이 주택에서 벽과 기둥은 서로 분리되어있다. 기둥이 벽 안에 존재하지 않고 따로 존재하는데, 그 이유에 대해 생각해보니 벽과 기둥이 분리됨으로써 벽은 구조라는 틀에서 조금 벗어나 공간을 나누는 역할에 충실하고, 기둥은 벽에 갇혀있지 않음으로써 구조를 이루는 동시에 skylight 천장을 구성할 수 있게 된 것이다. skylight 천장은 16개의 기둥을 따라 길게 천장에 창이 나있어 바깥의 햇빛을 지붕으로부터 받을 수 있게끔 한 구조이다. 만약 기둥이 벽 안에 있었다면 불가능한 구조인 것이다.
위에서 설명했듯이 기둥과 벽의 분리로 인해 벽은 도면상에서 보이는 그리드 위에서 자유롭게 공간을 구성할 수 있다는 개념까지 알아낼 수 있었다. 그래서 나는 이 두 가지 개념을 추상화하기에 표현하였다.
먼저 이 과제는 추상화하기지만 기둥과 skylight 천장 구조는 그 생김새 자체가 개념의 주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모형에서 자세하게 만들어 표현했고, 밀러 하우스의 내부는 커다란 판에 일정한 간격의 그리드를 그려, 그 위에 네 덩어리의 공간을 벽을 세워 다양한 공간이 자유롭게 생성될 수 있다는 것을 표현하고자 했다. 그 네 개의 공간은 크기 변화, 불규칙 공간, 네 개의 공간 안의 네 덩어리, 이동동선의 다양성 등을 표현하고자 했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허신아의 저작물인 이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저작자표시 4.0 국제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Copyright © uosarch.ac.kr., Some rights reserved.
고장 및 불편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