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빌리온을 하려고 사이트를 보았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쉴 공간이 필요하다는 것이였다. 그래서 나의 반복과 패턴 단위체였던 사다리꼴을 최대한으로 활용해서 쉴 공간을 어떻게 하면 만들 수 있을지 생각하던 도중,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나의 단위체를 크게 확대해서 사다리꼴 모양의 텐트를 만드는 것이였다. 그러나 너무 단조롭다고 생각해서 고민하던 도중, 건축 답사로 '안양 APAP' 를 다녀왔다. 안양 apap에서는 산에 파빌리온들이 서로 붙어있는 것이 아닌, 흩뿌려져 있었고, 그저 산을 타면서 보고싶은 파빌리온들을 보면 되는 것이였다. 그거에 영향을 받아 굳이 하나의 파빌리온을 만드는 게 아닌 여러가지 파빌리온을 만들어서 배치에 신경을 쓰자는 생각을 하였고, 그렇게 3~4가지 정도의 파빌리온을 만들겠다고 생각하였다.
처음 스케치에서는 4가지를 만드려고 했지만, 대지 12x12를 맞추려고 하다보니 3가지로 줄이게 되었고, 최종 결정된 3개는 1. 처음 고안하였던 사다리꼴 모양의 텐트에 앞 부분을 작은 사다리꼴로 채운 모양, 2. 사다리꼴을 사다리꼴 모양으로 배치해서 사람들이 앉을 수 있게 설치한 벤치, 3. 대지에 올라가서 보이는 주택가를 보이지 않게 하는 동시에, 자연스럽게 텐트의 입구로 사람들의 경로를 설정해주는 거대한 벽 을 구상하게 되었고, 프로토 타입 모형을 만들기 시작했다.
프로토 타입 모형을 만들어보니 많은 도움이 되었는데, 우선 사다리꼴 모양의 텐트 앞부분을 채우는 사다리꼴은 일정한 크기의 사다리꼴로 채우는게 가장 좋아 보인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하기로 하였고, 거기에 1층 부분에 설치한 사다리꼴들은 길게 설치해서 사람들이 텐트 안에서 앉아 쉴 수 있는 의자를 만들었다. 세 가지 파빌리온의 통일성을 주기 위해 벽을 세울 때 쓰던 패턴 그대로를 눕혀서 벤치로 쓰기로 하였고 벽도 일반적인 벽이 아닌 중간 부분을 비워두어 텐트의 앞부분처럼 솔리드&보이드의 요소를 부여했다. 그때 서울시립대의 특성상 주말에 어린 아이들이 많이 온다는걸 보았고 그래서 단순히 구경물이 되는 파빌리온이 되는게 아니라, 어린 아이들이 직접 체험을 할 수 있는 파빌리온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그래서 고민을 하던 도중 내가 어린 시절에 서울랜드에 가서 '착각의 집' 이라는 공간을 갔었는데, 그 공간에서 '유리' 라는 소재만으로도 아주 재미있게 놀았다는 경험이 떠올랐다. 그래서 세 가지 파빌리온에 공통점을 줄 겸, 아이들이 직접 체험 할 수 있는 수단을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여서 '거울' 이라는 소재를 선택하였다.
그렇게 만들어진 최종 모형이다. 우선 단순히 주택가를 가리고, 사람들의 노선에 영향을 주던 벽은, 1층 부분에 거울을 벽, 위, 아래에 전부 설치하여 아이들이 사방으로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게 하였고, 단순히 벤치의 용도를 하던 것에는 바닥 부분에 거울을 설치해서, 자리에 앉은 상태로 아래를 내려다보면 하늘과 자신이 비춰보이게 설정하였다. 또한 텐트 윗 부분에도 거울을 설치하여 텐트 안에 앉아서 위를 바라보면 자신이 보이도록 설정하였다. 또 특히 신경 쓴 건 바로 '배치' 였다. 큰 모형 하나가 아닌 작은 모형 여러 개를 설치한 것이였기 때문에, 이렇게 설치한 이유가 있어야할 것이라고 생각을 하였다. 그래서 이 노선의 목표를 '텐트 내부에 들어가서 쉬기' 를 잡았다. 먼저 계단을 타고 올라오면 사다리꼴들로 채워진 거대한 건축물이 보이고, 그 틈새로 내부가 보이며 사람들이 흥미를 느낀다. 그 이후 벤치를 지나서 벽의 거울 기믹을 충분히 즐기면서 벽을 따라 걷다보면 자연스럽게 뻥 뚫려있는 텐트의 뒷 부분으로 향하여 텐트에서 휴식을 즐기게 된다. 이런 점을 생각해서 배치에도 신경을 써보았다. 또한 실제 사람들이 쉬고, 앉을 공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사람들을 많이 설치해서 스케일을 보여주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정중앙 및 여러 공간에 사람들을 설치하였다.
이번 파빌리온 과제를 만들면서 처음으로 오토캐드를 이용해 도면을 그려보았는데 상당히 어려웠다. 가장 큰 문제점은 세 가지의 파빌리온이 각자 다른 각도로 설치되어 있어서 직접 그리기 어려웠다는건데, 일단 기본 단위체가 사다리꼴 모양으로 그리기 쉽기 때문에, 사진을 본떠서 그리는 것 보다는 직접 그리는게 맞다는 판단을 하였고, 그래서 평면도와 1층 단면도를 그렸다. 그리고 입면도를 통해 계단으로 올라오면 어떤 모습이 보일지, 그리고 텐트의 앞부분을 묘사하고 싶었기때문에 입면도를 2장 그렸고 각도가 둘 다 달라 그리기 어려움을 겪었지만 프로그램 라이노를 통해 그려낼 수 있었다.
파빌리온을 만들면서 개인적으로 만족하였는데, 내가 처음에 구상했던 아이디어인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거울이라는 기믹과,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텐트로 향하게 유도하는 배치 등 내가 생각했던 요소들이 전부 담겨있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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