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설계를 시작하면서 가장 눈에 띄었던건 바로 대지의 1500 단차였다. 나의 대지를 그냥 평평하게 만들어서 주택 설계를 하면 여러모로 문제가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1500 단차를 적극적으로 이용하기로 했다.
1500의 단차를 Private - Privacy 논리와 연결시켜 각각의 실끼리 레벨차이가 나지만 서로 독특한 방식으로 연결되면서, 또 반대로 레벨차이에 따라 각각의 실끼리 분리가 되는 그런 성격의 공간을 설계하고자 했다.
그래서 약 1500의 레벨차를 모듈로 삼아 G.L +0과 G.L +1800의 공간, 그리고 G.L +3300의 공간끼리는 계단식 쉼터의 존재로 서로 원활한 소통을 할 수 있는 성격의 공간으로 만들고, G.L +3300의 공간과 G.L +5200의 공간끼리는 일자계단의 존재로 사적공간의 Privacy를 지킬 수 있도록 했다.
가운데에 계단식 쉼터가 탁 트인 중정형태로 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해서 큰 천창을 내었다.
클라이언트는 영화평론가-교사, 그리고 중학생 남자아이1, 초등학생 남자아이1이었다. 따라서 스튜디오를 미니 영화관으로 설계하여, 영화평론가 아버지가 스튜디오를 이용할 때에는 혼자 조용히 영화 평론 작업을 하지만, 또, 특별한 날에 가족끼리 모여 재밌는 영화를 함께 감상하며 추억을 쌓을 수 있는 그런 공간으로 설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