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광장의 긴 역사 속에서 권위적 질서의 정형성이 남아있는 주한미국대사관은 향후 용산으로 이전될 예정이다. 주한미국대사관 건물에 시민의 활동을 주제로 하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부여하여 문화 공간으로 변화시킨다.
오랜 시간 동안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되어 온 광화문 광장은 여전히 거대광장과 그에 반응하지 않는 주변 건물들로 철저히 구분되어 존재한다. 하수인처럼 서 있는 건물 때문에 남북의 축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더욱이 집중시켜 의도된 움직임과 자유롭지 못한 시선처리를 유도한다. 심지어 건물 밖의 펜스로 인해 더욱 엄중하고 무거운 분위기가 느껴진다. 현재의 광장이 건물이 아닌 이벤트만으로 사람들의 움직임을 유도할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한계를 느낀다.
따라서 도시와 반응하는 광화문 광장의 새로운 ‘Active Facade’를 제안한다. 모더니즘 건물의 가치를 존중하고자, 무량판 구조의 슬라브와 기둥을 훼손하지 않고 최대한 원형을 남겨둔다. 특히 기존 건물의 특성인 외부로 확장된 슬라브의 가치에 주목하여 이 특성을 극대화한 새로운 공간적 가능성을 수평적으로 확장한다. 광화문 광장에 면하는 전면은 유기적인 movement를 보여주는 순환 체계로, 수송동 길과 접하는 후면은 문화시설의 프로그램의 activity를 보여주는 공간 체계로, 그리고 기존 건물은 archive의 기능 체계로 구성된다. 특히나 광화문 광장을 향하는 전면부는 인상적인 spectacle로, 다양한 높이에 올라서서 광화문 광장을 의도되지 않은 대중의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하는 전망대의 역할을 한다.
기존 건물이 펼치지 못했던 잠재력을 현대의 관점에서 새롭게 재해석해 old&new의 이중적 태도를 느낄 수 있게 한다. 또한 물리적, 시각적으로 건물과 광장을 연결해, 거리 및 도시와 호흡하게 한다. 비로소 건물은 광장에 속해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