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 공급은 변화하는 환경적 요구에 따라 대량생산-대량소비의 체계에서 지역생산-지역소비 변화할 필요가 있다. 반면, 더 많은 상품을 더 큰 공간에 모으던 도시의 소비공간은 온라인 유통의 발전으로 그 큰 덩치의 필요성을 잃고 있다. 지구온난화가 더욱 심해지는 미래 시점에서, 가로블록 단위의 작은 범위에서 도시의 식량 체계를 변화시킬 방안을 현실적으로 제안하고자 한다. 상업지역의 남아도는 용적률의 일부를 생산공간으로 활용한다. 기존 농촌과 교외에 위치하던 식량 생산과 가공공간의 모습은 도시환경에 맞게 변화하여 도시 곳곳에 삽입된다. 이제 ‘생산-가공-소비’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은 도시 내에서 이루어지며, 소비공간을 매개로 상업지역의 저층부와 결합될 것이다. 전통시장은 직선적인 공간 구조를 가진다. 양쪽 상가들로 빽빽한 거리는 비교와 흥정만을 위한 공간이다. 시장에는 앉을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반면 시장의 도시 블록을 보면 거리와 맞닿는 외곽건물들은 잘 이용되지만 블록 내부의 건물들은 슬럼화 되어 여인숙 촌으로 남아있다. 블록 내부의 건물들을 철거하여 그 자리에 새로운 식량 생산 타워를 삽입한다. 삽입된 타워에서는 신선한 식재료를 기른다. 농장 유닛에서 자란 식량은 가공과정을 거쳐 저층부에서 판매된다. 또한 이를 식재료로 요리해주는 레스토랑(Grocerant)는 시장의 직선적 공간에 앉을 수 있는 여유를 주는 공간으로 역할한다. 농장유닛과 공장유닛은 도시로 들어오면서 각각 다른 전략을 취한다. 농장유닛은 농촌에 비해 부족한 면적에서의 효율을 위해 ‘적층’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적층’은 생산량을 증가시키지만, 일조량을 감소시킨다. 상층부에서는 생산량을 유지하면서, 적정 일조량을 얻을 수 있는 적층 방식에 대한 스터디와 이를 위한 구조 시스템의 제안한다. 공장유닛은 높은 층고와 수평적인 식품의 동선을 필요로 한다. 기존 교외의 공장과 같이 거대한 매스가 도시를 덮기 보다, 매스를 분할하여 도시의 스케일에 맞추고자 한다. 분할된 매스의 사이에 배치된 카페, 식당과 같은 소비공간은 기존 저층부 시장과의 연결고리로 작동한다. 이 프로젝트는 하나의 유닛에 대한 제안이다. 유닛은 저층부의 변화를 통해 다른 블록에 삽입될 수 있다. 4,5개의 유닛이 모이면 제기동 인구의 채소 소비량을 감당할 수 있다. 나아가 도시의 기존 구조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곳곳에 삽입되어 자급자족이 가능한 도시를 그려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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