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 파빌리온의 1대1 크기의 도면을 그리기 전에 건축가의 의도와 바르셀로나 파빌리온의 의미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이 건축물을 지은 미스 반 데어 로어는 바르셀로나 파빌리온을 통해 순수한 공간 그 자체를 나타내고자 했다. “Less is More“ 즉, “단순한 것이 더 아름답다.“라는 그의 디자인 철학이 이 건물을 통해 획기적으로 드러난다. 왜냐하면 이 건축물은 한정된 공간에서 표현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나타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절제된, 어떻게 보면 너무 간단한 형태의 건축물에 추가적인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논문을 찾아보게 되었다. 어떤 심오한 내용이 이 간단한 외형에 내포되어 있을지 흥미가 생겼고 찾아본 결과 ‘꼴라쥬‘에 대한 논문을 발견했다. 우선, 꼴라쥬의 사전적 의미는 받침반 위에 종이 조각을 붙이고 조립하는 방법을 말한다. 작가들은 모습을 변형하고, 동시적이고 모순되지 않는 시각 개념들을 사용해 제도로부터 자유로움을 얻은 것을 말한다. 바르세로나 파빌리온에서 건축적인 꼴라쥬를 발견할 수 있다. 미스는 바르셀로나 파빌리온의 공간 분할에 있어 가로로 긴 평면에 세로의 면들을 추가하여 입구와 출구가 없으며, 결과적으로 면들에 의해 완성되어진 공간은 ‘사이공간 ’이라는 공간적 질 만을 생산해 냄으로써 무한히 반복되어지는 뫼비우스적인 공간을 만들어 내고 있다. 미스의 건축에서 재현된 꼴라쥬의 개념-바르셀로나 파빌리온과 투켄타트를 중심으로, 한국주거학회논문집, 조승구 이병욱,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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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1/200 크기의 평면도, 배치도, 단면도를 받았을 때 이 건축물이 어떻게 생겼고 구성 요소들이 어떤 구조를 띄고 있는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이 상태로는 1/100 크기의 도면을 그리는 게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준비된 VR기기를 통해 바르셀로나 파빌리온을 둘러보았다. 도면과 비교하며 전체적으로 둘러본 결과, 둘러보기 전 가졌던 의문 몇 가지를 해결할 수 있었다. 해소된 첫 번째 의문은 유리창에 표시되어있는 굵은 점에 대한 것이다. 유리창을 표시할 때 일정한 간격으로 찍힌 점들은 바로 유리창의 기둥이었다. 해소된 또 다른 의문점은 십자가 형태의 크롬 기둥이다. VR로 보지 않았을 때 이 기둥이 파빌리온을 관람하는데 방해가 될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일반적인 기둥과 달리 원기둥이나 직사각형 형태가 아니고 얇디 얇아서 의식하지 않으면 보이지 않을 만큼 투명하고 가느다랗다. 따라서 기둥이 실제로는 공간의 경계와 의미에 대해 고찰하는 과정을 방해하지 않는다. 이러한 의문점을 해결한 후 1/100 크기의 평면도, 배치도, 단면도를 그리니 파빌리온이 구성하고 있는 공간에 대한 이해가 훨씬 수월하였다.
1/100 도면 3가지를 그려본 후, 한 활동은 1:1 작도였다. 작도하는 순서는 1/100 크기로 그릴 때와 동일했다. 하지만 종이에 1/100 크기의 파빌리온을 그릴 때와 다르게 1:1 작도는 천 위에서 하기 때문에 도면의 경계를 그리는 작업이 추가된다. 1:1 작도의 첫 수업에서는 중심을 잡고 축선을 그리는 것까지 수행했다. 크기가 크기인지라 제도판에서 그리던 것과 다르게 실을 잡아당겨 직선을 만들고 실 아래에 표시를 한후 먹선을 튕겨 축선의 위치를 표시하고 테이프를 붙여 축선을 표현했다. 두번째 시간에는 설계실 A~D반 4개의 반이 구역을 하나씩 정해서 도면을 그렸다. 내가 속해있는 A반은 도면을 4등분한 구역중 오른쪽 아래 부분을 맡았다. 이 구역의 특징은 큰 유리창이 있다는 것인데, 바닥 타일과 유리창의 간격을 일정하게 맞춰 그려야 해서 까다로웠다. 또한 왼쪽 아래 구역을 맡은 반과 협동하여 어긋남 없이 창을 나타내어야 해서 단순히 우리 구역만 잘 나타낸다고 끝나는 작업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