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 파빌리언에서 관찰한 특징
- 서울시립대 건축학부 건축학전공 노준서(2024872011)
- 키워드 : 광활함, 연못, 캔틸레버, 안락함, 부드러움
바르셀로나 파빌리언은 1929년 바르셀로나 국제 박람회에서 독일을 대표하는 건물이었다. 독일의 민주주의와 문화적 진보 등을 표상하고 선전하고자 미스는 이를 공간으로 표현하였다. 이 건물은 전시장 용도로 지어졌기 때문에 1930년에 철거되었지만, 당시 찍은 사진이나 미스의 손 그림과 같은 자료들을 이용해 현재는 재건축되었다. 현재 재건축된 모습을 여러 매체를 통해 경험했을 때 인상 깊었던 특징 세 가지를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내가 이 건물에서 눈길이 갔던 첫 번째 특징은 평면도에서 느껴지는 공간의 광활함이다. 계단을 올라와 벤치를 바라보고 오른쪽에 위치한 구역은 동상이 있는 연못 쪽으로는 따로 막히지 않고 열려있는 형상이다. 더불어 연못 부분이 아닌 다른 면들도 얇은 철제 샷시에 통유리가 끼워져 있어 공간의 경계가 잘 느껴지지 않는다. 여기에는 가느다란 철제 기둥이 공간을 넓어 보이도록 하는 데에 또 다른 요인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이를 더 효과적으로 체감할 수 있었던 것은 1대 1 도면을 완성했을 때였다. 완성된 도면에 실제 건물이 있다고 상상해 보니 벽체 간 간격, 유리창의 크기, 타일의 넓이 등이 내 몸의 스케일과 비교되며 파빌리언의 넓은 공간감을 느낄 수 있었다.
이 건물의 두 번째 특징은 연못의 존재이다. 처음 평면도를 받고 두 개의 큰 연못이 있다는 걸 들었을 때는 굳이 그 공간에 연못이 있어야 할지 의문이 들었었다. 그런데 VR과 사진 자료들을 본 후에는 그것의 중요한 역할을 느낄 수 있었다. 강철과 대리석으로만 이루어져 자칫 딱딱해 보일 수 있는 공간을 수공간이 부드럽게 만들어 준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한 사람이 기다랗게 나열된 벤치에 앉아 연못을 바라보는 장면을 담은 사진을 인터넷에서 보게 되었다. 그 사람의 시점에 이입해 상상해 보니, 이때 햇빛이 만드는 윤슬과 물에 비친 하늘이 주는 감정은 딱딱해 보일 수 있는 건물의 반전 매력이 될 수 있겠다고 느꼈다.
마지막 특징은 건물의 뒤쪽(계단의 반대편)에서 관찰할 수 있는 넓은 지붕으로 이루어진 캔틸레버이다. 거대한 지붕을 얇은 강철 기둥 몇 개로 지지하고 있는 이 캔틸레버는 아찔한 느낌을 준다. 첫 번째 특징으로 언급했던 광활함을 강화해 주는 하나의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기둥과 캔틸레버로 인해 드리워진 그림자가 마치 나무가 만들어낸 그늘 같아 안락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리고 이 캔틸레버를 통해서 당시 독일의 기술력도 알 수 있을 것 같다. 1920년대에 이런 구조물을 시공하는 것은 어려웠을 것이다. 이를 미스가 의도했는지는 알 수는 없지만 박람회에 독일을 대표하는 건축물로서 독일의 뛰어난 기술력을 보이고자 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국제 박람회에서 독일을 대표해 만들어진 바르셀로나 파빌리언의 내가 생각한 몇 가지 특징을 설명해 보았다. 당시 독일의 문화적 발전과 발달한 기술력을 표현하고자 한 미스의 작품을 도면과 더불어 다양한 자료와 함께 바라보니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오픈된 공간의 광활함 그리고 강철과 대리석으로 이루어진 견고한 공간을 수공간과 캔틸레버를 통해 부드러운 느낌을 주는 디테일을 알 수 있었다.
참고자료 : 에드가 스탁, 미스 반 데어 로에 건축의 공간-재료-디테일, 2019, pp.46-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