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 파빌리온’이라는 건축물을 1:200 스케일의 평면도, 배치도, 단면도를 통해 보고, 이를 1:100 스케일의 도면으로 작도 후 모형을 제작하고 VR기기로 건축물을 체험해 보았으며, 최종적으로는 실제 크기와 동일한 1:1 스케일의 도면으로 구현해보는 일련의 과정들을 통해서 크게 두 가지를 느낄 수 있었다.
첫 번째로는 바르셀로나 파빌리온을 직접 다양한 스케일로 느껴보면서 바르셀로나 파빌리온이라는 건축물을 좀 더 깊이 이해해 볼 수 있었다. 미스 반 데어 로에는 바르셀로나 파빌리온을 설계할 때 ‘less is more’이라는 건축적 모토를 바탕으로 쓸데없는 구조물과 장식들을 최소화하고 벽과 지붕, 기둥과 같이 건축물을 나타내는 데에 필요한 최소한의 요소만을 사용했다. 이를 통해 왜 이 벽과 기둥, 지붕, 유리창 등의 건축적 요소들의 존재 이유와 본질을 알려주며, 이 건물이 어떻게 이루어져 있는지를 알려주는 것만 같은 느낌을 받았다. 벽과 기둥, 지붕, 유리창 등을 통해 건축물을 구조적으로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만들기도 하고 공간을 시각적, 공간적으로 분리하거나 혹은 연결시키기도 하면서 건축적 요소들이 왜 이 위치에 존재해야 하는지를 알 수 있었다. 또한 바르셀로나 파빌리온에서 천장과 지붕과 같은 요소들을 공간을 분리하는 장치로, 계단과 문, 유리창 등의 요소들은 공간을 연결하는 장치로 활용하는 것을 관찰함으로써 건축적 요소들의 본질을 깨달을 수 있었다. 나는 이러한 바르셀로나 파빌리온은 95년이 지난 지금의 건축물과 비교해 보아도 전혀 촌스럽지 않아 보인다는 점에서 100여년을 앞서간 건축물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으며, 당시 건축계에 얼마나 혁신적이었는지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두 번째로는 ‘건축가가 지닌 힘과 역할’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처음에 1:200 스케일의 평면도, 배치도, 단면도를 통해 보았던 바르셀로나 파빌리온의 선 하나는 그렇게 큰 존재로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를 1:100의 스케일의 도면으로 작도 후 모형을 제작하고 VR기기로 간접적으로 체험해 보았으며, 심지어 이후에는 실제 크기와 동일한 1:1 스케일의 도면으로 구현하면서 선 하나가 점점 커다란 존재로 느껴졌으며 이를 통해 ‘건축가가 지닌 힘’을 깨닫고 ‘건축가가 해야 할 일‘에 대해서 고민해 볼 수 있었다. 실제로 1:100 스케일의 도면들을 작도할 때 쉽게 그은 선 하나가 1:1 스케일의 도면으로 실제 크기에 맞추어 작도할 때에는 오랜시간동안 집중력을 유지하며 정교하게 구현해야만 했다. 이를 통해 건축가가 1:100 혹은 1:200의 스케일로 작도할 때 긋는 작은 선 하나가 1:1 스케일의 실제 건설 현장에서는 큰 공과 시간을 들여야 하는 작업이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를 통해 ’건축가가 지닌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에 대해서 깨닫게 되었으며, 선 하나를 그을 때도 그냥 긋는 것이 아니라, 이 선이 왜 이곳에 존재해야 하며 이 선이 하는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한 깊이 고민한 뒤 심혈을 기울여 그어야 한다고 느껴졌다.
양재혁(2002), 바르셀로나 파빌리온의 구축적 공간 특성에 관한 연구, 한국실내디자인학회 논문집 no.33, pp.12 – 24
사진 출처 https://miesbcn.com/the-pavilion/images/#gallery-34
시울시립대학교 기초 설계 스튜디오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