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 파빌리온에 대한 여러 분석
바르셀로나 파빌리온은 바르셀로나 박람회 개최 기념식을 거행하는 장소로 1928년 7월부터 1929년 2월에 설계되었으며, 그해 5월에 건립되었다가 1930년 1월에 철거되었다. 그 후 1986년도에 도면과 사진들을 참조하여 새로 건설되었다. 이 짧은 기간 임시로 세워진 건물을 두고 수많은 비평가, 건축가들이 논의를 거듭하는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났다. 관점과 접근 방법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었다.[1] 그래서 나 또한 직접 도면을 그리며 느낀점을 바탕으로 이 공간을 해석해 보고, 실제 설계 의도와 이 공간을 해석한 다른 논문을 보며 비교해보려 한다.
가장 먼저 평면도를 그리고 모형을 만들며 느낀 것은 개방성이다. 기능적인 부분을 크게 고려하지 않는 파빌리온이기 때문에 나타날 수 있는 특징이라고 생각하는데, 벽체로 공간 전체를 두르지 않음으로써 개방적인 느낌을 준다. 또한, 벽을 구성하더라도 유리를 사용함으로써 개방성을 유지한다. 그 다음으로, 파빌리온의 다른 부분들보다 공간의 배치가 훨씬 오밀조밀한 X1-X2, Y4-Y5에 속하는 곳이 눈에 띄었다. 구조적, 미적 요소 위주의 파빌리온과 화장실이나 상점과 같은 기능적 요소를 가지는 공간을 분리하고자 하는 의도인 것 같다. 두 번째로 단면도를 보았을 때는 그 높이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1/200 도면을 통해 단면도를 보았을 때는 넓고 긴 면적에 비해 높이가 매우 낮게 느껴졌다. 단면도에서 벽과 바닥의 길이 비율이 약 3:50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1/1 도면을 그리면서 그 공간을 더 실감 나게 느낄 수 있었고 3미터의 높이가 그렇게 낮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바르셀로나 파빌리온을 분석한 자료들을 보며 내가 보았을 땐 느끼지 못한 해석, 분석을 알 수 있었다. 첫째, 파빌리온이 단순히 개방적인 느낌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흐름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공간을 흐르는 듯 만드는 요소는 첫째, 벽에 의해 완전히 폐쇄된 공간이 없어 내부, 외부의 구분이 흐리다. 둘째, 지붕, 벽, 유리 등이 바닥 타일과 같은 분절된 공간 단위에 갇혀 있지 않고 그 밖으로 연장되어있어서 다음 단위 또는 다음 구조물로 연결된다. 셋째, 구조물의 재료도 연속성을 지닌다. 실제로 벽만 보더라도 트래버틴, 티니안 대리석, 초록색의 광택 있는 대리석, 오닉스 대리석 등 다양한 재료를 사용하였다.[2]
파빌리온의 공간적 특징을 조사해보니 VR을 활용하여 건축물을 체험하는 것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다. 도면을 그릴 때는 큰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는데 VR을 사용했다면 그 공간이 어떤 특징을 가지는지, 공간을 사용하는 사람이 어떤 것을 느끼는 지 등을 알고 도면 또한 더 잘 이해할 수 있었을 것 같다.
[1] 양재혁(2002), 바르셀로나 파빌리온의 구축적 공간 특성에 관한 연구, 한국실내디자인학회 논문집 no.33, pp.19 – 26
[2] 이정규(1997), Barcelona Pavilion의 건축 분석, 공학논문집 : 배재대학교 제2권 제1호
사진 출처 서울시립대 기초 설계1 스튜디오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