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 파빌리온에 나타난 표현들 바르셀로나 파빌리온은 근대건축의 원리를 확립한 작품이다. 바르셀로나 파빌리온의 도면을 그려보고 여러 체험을 통해 공부할 수 있다는 것은 나에게 소중한 시간이었다. 1/100 축척 도면을 그리고 VR을 통해 관찰한 이미지들이 1/1 도면을 제작하며 머릿속에 선명하게 위치를 잡아갔다. 지붕선, 벽면, 창문선 등 굵기와 형태가 다른 선들을 사용해 도면을 그릴수록 이것들이 구현되면 어떤 형상을 띄는지 알게 됐고 단순하게 선들의 집합인 것만 같던 단면도와 입면도에 건축가가 강조하는 부분과 생각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도 배웠다.
처음 접했을 때는 몰랐지만 이전 양식들과 사진으로 비교해 봤을 때 바르셀로나 파빌리온이 당시 얼마나 혁신적인 건축 형태의 시작이었는지 분명하게 알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지지구조와 공간구조의 분리를 통해 공간 구성에 자유로웠다. 이전의 양식에서는 무거운 돌을 이용해 건물을 만들어 벽과 기둥이 하나가 되고 창이 작을 수밖에 없는데, 미스는 8개의 얇은 십자기둥을 만들고 기둥 위에 평면인 지붕을 띄워 건물의 지지 기능과 공간 구획 기능을 분리했다. 그동안 벽만이 차지해 오던 공간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였고 이 자리에 창이 자리할 수 있었다. 이 모습은 우리나라의 한옥과 유사하다는 설명을 들으며 그 시대 동양사상과 건축에 흥미를 가졌던 건축가들의 사례가 떠올라 ‘결국 동서양 건축의 지향점이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기존 양식의 벽면인 이 자리는 유리로 된 통창이 배치되어 빛이 들어오고 파빌리온의 대칭적이고 직선적인 모습을 여러 각도에서 볼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기둥과 유리벽 사이에 거리를 두어 벽과 기둥이 하나가 아닌 분리된 구조를 나타냄으로 기존 건축양식과 차별화된 모더니즘 건축의 시작을 알리는 모습이 들어가 있다는 것도 인상 깊었다. 이 부분에서 미스의 섬세함과 표현력에 감탄했다. 건축가는 건물의 모든 부분에 생각을 표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느꼈다. 또 재료의 다양화로 인한 시각적·촉각적 만족감을 준 부분도 인상 깊었다. 흰 지붕, 검은색 벽, 붉은 커튼과 대리석의 색과 질감의 다양성은 당시 석재를 주로 사용했던 기존 건축에서는 찾기 어려웠을 것이다.
[바르셀로나 파빌리온 외부] 사진 출처 : https://miesbcn.com/the-pavilion/
[바르셀로나 파빌리온 기둥 및 내부] 사진 출처 : https://miesbcn.com/the-pavilion/
이전 벽구조 중심의 건축에서 기둥 구조 중심의 건축으로 변화하며 파빌리온 공간의 유동성을 만들어 낸 미스는 자신의 의도를 기둥의 분리, 유리벽의 사용, 내·외부의 경계를 모호하게 한 평면 지붕 크기의 변화 등과 같은 방법으로 도면과 건축물에 표현했다. 이 변화들은 이후 세대에 큰 영향을 줬다. 한 건축가의 생각이 미래에 큰 변화를 만들어 낸다는 사실을 배우는 시간이었다. 또 태도에 관해 건축가는 주위의 의견을 수용하면서도 흔들리지 않는 자기 확신과 가치관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됐다.
<참고문헌> □ 천장환, 현대 건축을 바꾼 두 거장, 2013, pp.288-300. □ 이병욱·김용승·박용환, Mies van der Rohe 건축에서 나타난 재료의 표현특성에 관한 연구, 2004, pp 17-19 □ ARTLETTER, 「Vol.32 모더니즘(Modernism)을 이해하고 싶다면? 미스 반 데어 로에」, https://www.artart.today/artletter/, '24.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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