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 파빌리온(Barcelona Pavilion)의 정식 건물명은 국제 엑스포를 위해 바르셀로나에 지어진 독일 파빌리온(German Pavilion, for the International Exposition, Montjuich, Barcelona, Spain)이라고 한다.1) 정식 건물명에서 알 수 있듯이 바르셀로나 파빌리온은 바르셀로나 박람회 전시를 위한 독일관으로 사용되었다. 독일 바이마르 공화국을 대표하는 전시장 용도로 지어진 건물이다. 처음에 바르셀로나 파빌리온의 도면을 그린다고 하였을 때, 파빌리온이란 박람회나 전시장에서 특별한 목적을 위해 임시로 만든 건물인데 왜 철거되지 않고 남아있는지 궁금하였다. 교수님의 특강 수업 후 지금 우리가 보는 바르셀로나 파빌리온 건물은 1981년부터 1986년에 걸쳐 재건축된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철거된 1930년으로부터 약 50년 후에 재건축되었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50년 후에나 재건축된 이유가 무엇인지, 어떠한 가치 때문이었는지가 궁금하였다. 사실 대표하는 나라의 가치만 높여 보이면 되는 건물이었는데 어떤 부분에서 재건 될 만큼의 높은 평가를 받게 되었는지 궁금해졌다. 바르셀로나 파빌리온은 새로운 근대 건축의 양식을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건축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는 점이었다. 벽에 의해 공간이 구속되지 않는다는 점, 가는 수직 구조 프레임으로 시공된 유리벽을 통한 내부와 외부 공간의 연결, 자유롭게 흐르는 공간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2) 결국 공간의 자유로움이 50년 후에 파빌리온이 재건축되는 이유이지 않았을까하고 생각해보았다.
다음은 미스가 했던 말이다.
“나는 막힌 방들의 평범한 개념을 그만두고 한 줄의 개별적 방들이 아니라 일련의 공간 효과를 내려고 분투했다. (1924)”3)
축척 1/200의 CAD 도면을 보고 A2 크기의 종이에 축척 1/100 평면도, 단면도, 배치도를 그렸다.
지금 내가 그리고 있는 부분이 실제로는 어떤 모습일지를 상상하면서 도면을 그려 나갔다. 파빌리온의 많은 사진들을 참고하면서 각각의 사진들과 내 도면의 부분들을 비교하면서 마음 속으로 건물을 세워보았다. 이렇게 마음속으로 세워 본 건물을 1/100 모형을 만들면서 조금 더 구체화할 수 있었다. 그 후 1:1 크기로 작도하는 활동을 통해 내가 그렸던 도면의 실제 크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도면을 이해하고 그렸다고 생각하였지만 실제 크기로 옮기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내가 그린 도면과 실제 크기의 도면을 대응해서 생각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도면을 그리는 것과 실제로 건물이 세워지기 위한 것은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한 실제 크기로 작도하는 것에서 첫 과제 시간에 교수님께서 말씀해주셨던 “Less is more” 이라는 미스 반 데어 로에의 말이 떠올랐다. 공간에 최소한의 사물을 드물지만 적재적소에 배치함으로써 그 공간이 더 깊은 의미를 드러내도록 한다는 뜻인 “Less is more”이 바르셀로나 파빌리온을 잘 표현한다고 느껴졌다. 미스 반 데어 로에는 표현이 절제된 건축형을 창조해 냄으로써 보다 정신적이고 명상적인 차원의 공간을 만들었다.4) 만약 내가 이 공간에 있다면 자연 풍경을 바라보게 되거나, 단순한 건물 속에 서서 혼자 생각에 빠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과제를 통해 설계 도면을 그리는 방법과 도면을 통해 실제 공간을 상상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었다. 건축에서 의미 있는 바르셀로나 파빌리온을 통해 ‘공간’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고, 미스 반 데어 로에의 “Less is more”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였다.
1) 이정규, 『Barcelona Pavilion의 건축분석』, 1997, pp.1.
2) 에드가 스탁, 미스 반 데어 로에 건축의 공간-재료-디테일, 2019, pp.47.
3) 김란수, 『공간적 측면에서 본 미스 반 데어 로에의 경구 “less is more”의 의미에 관한 연구』, 2007, pp.4.
4) 김란수, 『공간적 측면에서 본 미스 반 데어 로에의 경구 “less is more”의 의미에 관한 연구』, 2007, 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