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 파빌리온 건축의 거장이라 불리는 미스 반 데어 로에의 바르셀로나 파빌리온은 유리 재질의 투명한 벽과 노천 지붕에서 오는 개방감이 특징인 세계적인 건축물이다. 이번 과제는 이 바르셀로나 파빌리온의 도면을 직접 그려보고, 도면을 베이스로 하여 1:100 스케일의 모형을 만들고, 마지막으로 바르셀로나 파빌리온의 일부를 1:1 스케일에 맞추어 테이핑 작업을 하는 것이었다. -도면_일종의 언어/모두의 약속 도면을 그리는 일은 첫 단추를 끼우는 일과 비슷하다. 어렵거나 거창하진 않지만 결과에 큰 파장을 미칠 수 있다. 좋은 도면을 그리기 위해서는 모두가 공유하고 있는 도면의 규칙과 언어를 잘 이해해야 한다. 정확한 치수와 뚜렷하게 느껴지는 선의 위계가 좋은 도면을 완성한다고 생각하기에 도면을 그릴 때는 이 둘에 가장 유의하여 작업했다. 선의 위계는 그 건축물에서의 중요도나 도면을 읽는데 영향을 주는 기여도에 따라 결정되는데 예를 들어 건축물에서 중요한 벽채나 도면을 읽는데 많은 영향을 주는 축선과 같은 선들을 가장 굵게 표시하는 것이 이에 해당한다. 정밀한 도면을 완성하기 위해 표현 형식에 집중하여 디테일을 찾아내고 그 내용을 서로 공유하며 함께 배워가는 시간도 가졌다.
-소통으로 완성된 모형 도면을 베이스로 모형을 만들 때는 배치도와 평면도, 측면도를 퍼즐 조각 맞추어 나가듯 한 번에 읽어내는 것이 재미있었다. 벽채를 만드는 역할과 만든 벽채를 알맞은 위치에 붙이는 역할로 나누어 작업하여 서로가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며 진행했다. 바르셀로나 파빌리온의 사진을 보며 어떤 재료를 써야하는지 얼만큼 잘라내야 하는지 의논하며 모형을 완성했다. 같은 도면을 보고 작업했음에도 불구하고 A, B, C, D반의 모형이 조금씩 차이를 보이는 것에서 각 반의 다른 소통으로 인한 차이임을 인식했고, 소통의 중요성을 몸소 느꼈다. 바르셀로나 파빌리온의 도면을 보았을 때보다 파빌리온 모형을 보았을 때 확실히 입체감과 공간감을 실감했다. 모형의 1층에 눈높이를 맞추어 바라보았을 때는 마치 내가 바르셀로나 파빌리온에 와 있는 듯 했다.
-우리의 1:1 작업 1:1 작업은 생각보다 까다로웠고 현장감이 느껴졌다. 내가 확인한 치수를 반복해서 확인해야 했고 잰 길이를 또 재야 했다. 귀찮은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교수님의 ‘이 단계에서 틀어지면 건물을 위로 올릴 수 없다.’ 라는 말씀을 듣고 안일하게 생각했던 나 자신을 되돌아보고 반성했다. 그리고 자보다 실이 오차를 줄이기에 적합하다거나, 먹선을 이용하면 간편히 선을 그을 수 있다는 등의 실전에서 쓰이는 방식도 조금이나마 익힐 수 있었다. 모두가 하나의 결과물을 위해 작업하는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나의 실수가 모두에게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더 정확하고 꼼꼼하려고 노력했다. 또, 계단이나 가구를 붙이는 것과 같은 세부적인 일보다 타일이나 축선을 붙이는 것과 같은 전체적인 일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내가 할 일보다 우리가 할 일에 주목하여 작업하는 시간을 보냈다.
-소통하는 건축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내가 잘하는 방법이 무엇인지보다 우리 모두가 잘하는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해보게 되었다. 도면을 그리며 각자가 찾은 오차나 디테일을 공유할 때, 모형을 만들며 역할을 분담하고 소통할 때, 1:1 작업을 하며 공동의 목표를 위해 우선시 하는 일들을 생각하고 서로 도울 때, 모두가 소통함으로써 즐겁고 수월하게 프로젝트를 마칠 수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도면을 그리고 모형을 만드는 작업은 누구나 막연히 건축스럽다고 느끼는 작업에 해당할 것이다. 그러나 건축에서 소통이 차지하는 비중이 어느 정도인지는 아무나 알 수 없을 것이다. 나는 우리가 잘하지 못해도 내가 잘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었는데 우리가 잘하지 못하면 적어도 내가 잘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임을 깨달았다. 소통이 중요하다고는 생각했지만 이번 과제를 통해 직접 느껴봄으로써 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바르셀로나 파빌리온 전면 이미지_https://n.news.naver.com/article/009/00044405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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