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 파빌리언은 미스 반 데어 로어(Mies Van Der Rohe) 라는 세계적인 건축가의 1928년도 작품으로, 근대적인 건축물의 대표적인 작품이다. 앞으로는 Mies로 이름을 통일하겠다.
Mies는 이 건물을 만들 때 1920년도에 그가 했던 ‘완전히 열린 평면’ 이라는 개념을 가져왔고, 이 건축물을 통해 그 개념을 완성 시켰다. 그렇기에 이 작품에서 벽은 전통적으로 하중을 견뎌야 된다는 개념에서 자유로워졌을 뿐만 아니라, 백면의 배치를 통해 오브제적인 규범을 갖게 되었다.
이 작품은 독일 정부의 결정으로 만들어진 작품으로, ‘1929 바르셀로나 국제 전람회’의 기념비적인 입장 공간의 지으려고 결정한 독일 정부는 1928년도 늦은 여름에 확정된 건축물이다. 즉, Mies는 고작 1년도 안되는 시간에 설계를 마무리했고 건물 역시 지어진 것이다.
바르셀로나 파빌리언을 보면 앞서 언급한 ‘완전히 열린 평면’ 이라는 개념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가 있다. 벽과 공간이 지붕 밑에서 틈새를 구성하면서 서있고, 지붕으로 덮인 ‘내부’ 와 지붕으로 덮히지 않은 ‘외부’ 사이에는 그 어떤 장애물도 없이 뻥 뚫려있다. 또한 벽면 자재 역시 대리석과 나무 등 여러 가지 건축 자재를 사용한 모습이다.
이는 Mies의 건축 철학과 관련되어있다.
적을수록 풍요롭다.(Less Is More.) 이라는 문장으로 Mies의 건축 철학을 추측할 수 있다. 로버트 브라우닝의 시인 'Andrea del Sarto' 에서 나온 말인 Less Is More은 Mies가 한 말로 유명한데, 미니멀리즘, 모더니즘을 대표하는 말이다. 그의 언행을 통해 Mies는 단순하고 현대적인재료와 구조적 원리를 강조하는, 즉 모더니즘적인 사상을 가진 건축가였다는걸로 추측할 수 있다. Mies는 1차 세계대전 이후 본격적인 모더니즘 건축을 시작하였다. ‘완전히 열린 평면’ 이란 이 건축물의 특성이 바로 Mies의 모더니즘 철학으로부터 나온 것이다. 모더니즘 건축에 대한 Mies의 철학은 이 건축물의 재료나 배치를 봐도 느낄 수 있다. 전통적인 사원에서 긴쪽을 바라보면서 간단한 접근 축이 생성되는 것과 달리, 이 건물은 비대칭적으로 설치된 벽을 통해 방문자가 끊임없이 방향 전환하도록 설계되었고, 벽면 역시 색이 있으면서 투명한 재질, 불투명한 유리, 다양한 대리석 등의 재료로 구성되어 전통적인 건축이 사용하던 재료와 거리를 두며 모던함을 더욱 강조하였다.
지금까지 Mies에 대해 알아보고 파빌리온에 담긴 그의 철학에 집중했다면, 이제 건축 초심자인 나의 시선에서 바라본 바르셀로나 파빌리온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한다.
평면도, 배치도, 단면도를 직접 그려보는 활동을 했지만, 가장 인상 깊었던 평면도를 대표적으로 이야기 할 예정이다.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게 대체 뭐 어쩌라는거야?” 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평면도만 봐서는 이 건물이 어떤 식으로 이루어진 건지 전혀 해석되지 않았다. 3차원적으로 진짜 우리 세상에 이 건물이 세워졌을때 어떤 식의 모양일지 해석되지 않았고, 이 공간은 어떤 공간을 위해 있는건지, 이 벽은 왜 두께가 다른건지 여러가지 고민이 들었다. 그래서 도움이 된게 바로 VR 기기였다.
VR기기의 활용으로 초반 틀을 잡아가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실제로 중간에 놓아져있던 2개의 유리벽이 어떤걸 의미하는지 이해가 안가던 나에게 저 부분이 하늘이 뚫려 집 안에서 자연광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진 공간이며, 단면도에서 보이던 색칠이 다른 벽은 대리석으로 다른 벽과 재질이 다른 공간이란 것 역시 알았고, 넓게 퍼진 공간은 수영장이라는 판단 역시 되었다. VR 기기를 통해 알게 되니 그 다음 단계인 설계 도면 그리기를 할 수 있게 되었다.
먼저 축선을 그려서 기준을 잡은후, 두꺼운 벽으로 표시된 외벽부터 그려나갔다. 그후 내부의 벽과 세세한 가구들까지 그려나갔다.
세가지의 단면도를 그리면서 가장 힘들었던건 평면도였고, 가장 많이 배웠던건 의외로 단면도 였다. 우선 벽의 재질이 다르면 다른 방식으로 묘사한다는 점을 단면도를 통해서 알 수 있었고, 또한 설계 도면에서 높이 표현을 어떻게 하는지 볼 수 있어서 좋았다. 특히 땅 일정 부분 아래는 생략한다는 점이 기억에 남는다. 세 가지 도면을 그리다보니 신기하게도 왜 이 도면에서는 이렇게 묘사했는지 다른 도면과의 연계성이 보이면서 새로운 관점에서 보게되는 눈이 생겨서 신기했다.
만든 설계도를 바탕으로 1/100 사이즈의 모형을 제작해보고, 1/1 사이즈로 설계도의 일부를 그리는 작업을 해보았다. 이를 통해 설계도를 그리는 방법과 어떻게 이루어져 있는지 좀 더 깊게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