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과 패턴 프로젝트에서 '종이'라는 주어진 재료를 가지고 제가 표현하고 싶었던 것은 '평면에서 입체로'입니다. 반복과 패턴을 나타낼 수 있는 방법에는 단조로운 단위체가 모여 복잡한 형태로 나아가는 것도 있을 것이고, 독특한 단위체 자체가 패턴을 만들어낼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 중에서도 제가 추구하고 싶었던 것은 종이의 물성에서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종이는 한 번 접으면 그 자국이 남아 되돌릴 수 없는 성질을 갖고 있기에 '접는' 행위를 보다 적극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단위체로 발전시켰습니다.
종이 평면을 16등분하는 격자점을 찍고 열에 따라 안과 밖을 번갈아 접어나가면 마치 뱀의 비늘을 연상케하는 단위체의 질감이 탄생합니다. 단위체 자체로도 연속적인 패턴을 가짐과 동시에 입체적인 질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단위체 5개를 이용하여 안쪽에서 바깥으로 뻗어나가는 하나의 유닛을 형성합니다. 이와 같은 유닛을 반대편에서 결합하여 보다 안정적이면서도 깊이감을 가지도록 진화된 유닛을 만들었습니다.
유닛에서 발견된 V자 틈을 이음새로 활용하여, 하나씩 개수가 늘어나면서 전체적인 형태 또한 V자로 발전시켜 나갔습니다.
눈높이에서 바라보면 마치 별모양의 터널과 같은 깊이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줄마다 달라지는 유닛의 개수가 다양한 감상을 도와줍니다.
평면에서 볼 때에는 단위체의 주름이 강하게 느껴지는 반면, 사선에서 바라보게 되면 단위체의 집합이 날카롭고 뾰족한 느낌을 선사합니다. 이와 같이, 종이라는 평면적인 재료에서 출발하여 주름을 접는 과정을 통해 입체적인 질감을 추구하여 다양한 시각을 연출하고자 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