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 주변은 대지를 둘러싸는 3개의 지역의 사람들이 오고가는 분기점으로, 언제나 어디론가 향해 걸어가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반면 대지는 큰 관심을 받지 못하거나, 대지가 있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한 채 지나침당하기도 하였다.
모두가 목적지를 향해 걸어가는 활기로 넘처나는 장소지만, 대지는 그것을 바라보기만 하면서 마치 파수병처럼 조용히 경의선숲길을 지키고만 있던 것이다.
프로젝트 컨셉을 만남으로 결정한 이유는 대지에서 받은 이러한 인상에 의한 것이었다.
사람들이 앉아서 쉴 수 있도록 여러 단차로 구성된 휴식공간을 메인 프로그램으로 구성하였다.
앉아있는 위치에 따라 경의선숲길을 산책하는 사람들을, 또는 길 건너에서 연남동의 어디론가 향하는 사람들을 생각없이 바라볼 수 있도록 방향을 의도하였다.
면과 면이, 면을 옆에서 바라보면 보이는 선과 선이 '만나는 순간'이 기하학적으로 인식되고 느껴질 수 있도록 디자인하였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다니는 동선과 가깝게 지하의 전시공간으로 이어지는 경사로를 두었다.
밤이 되면 지하에서 뿜는 빛이 지상의 판 사이사이로 새어나오면서 시선을 끄는 식으로 대지의 존재를 확인시킬 것이다.
이번 프로젝트가 한 장의 이미지로 완결되는만큼, 설계만큼 표현 방식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야 했다.
프로젝트의 의도를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구도, 표현, 색채를 고려하며 결과물의 퀄리티를 점점 높여갔다.
처음에는 안과 밖 두 상반되는 건축물의 인상을 동시에 보여주고자 하였으나 시선이 분산될 것을 우려하여 바깥 모습만 이미지화하고 내부는 밤에 보이는 새어나오는 빛으로 암시하고자 하였다.
수많은 사람들의 발걸음이 이 곳에서 만나는 순간이 오며 건물을 이루는 것처럼 보여주고자 하였고, 이를 위해 대지 주변의 동선이 뭉쳐지면서 이미지를 만드는 듯한 표현 방식을 사용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