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과제때 90 x 90 큐브를 이용해 공간을 만드는 과정에서 큐브를 10등분한 뒤 총 5개의 모듈로 뽑아오는 논리를 취했습니다. 그렇다보니 충고가 1200mm의 공간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겠느냐라는 질문에 대답하지 못했었습니다.
그래서 2차과제의 모형변형에서 이 부분에 대해서 반드시 해결할 수 있는 과정을 거쳐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논리를 어떻게 적용해야 일관성을 가지고 낮은 충고의 공간도 활용할 수 있을 지 숙고하는 과정에서 1차 크리틱 중 윤주연교수님의 피드백을 적극 반영하기로 했습니다.
“거꾸로 뒤집으니까 더 재밌는데요?”
“천장을 날려버리는 시도도 해볼 필요가 있겠네요.”
여러 방안 중 교수님의 말씀이 가장 효과적이었습니다. 같은 바닥레벨을 공유하면서 점차적으로 옥상레벨이 올라가는 형태가 1차 모형의 형태였다면, 2차는 같은 옥상레벨을 공유하면서 내부의 층고가 점차적으로 감소하는 형태로 결합했습니다. 이후 충고가 1200mm인 공간부터는 천장을 없애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천장을 제거함으로써 내부에서 외부로 이어지는 루트가 자연스에 형성되었습니다. 이로써 충고가 낮은 공간을 활용함에 있어서 한계를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1차와 다르게 뒤집힌 형태를 갖고 있다보니 사이트를 결정함에 있어서 ‘경사’라는 부분이 절대적으로 필요시되었습니다.
서울시립대학교엔 경사를 가진 장소가 그리 많진 않지만 배봉산, 법학관 데크, 음악관 주변, 건설공학관 옆 산 등 돌아다니다보면 볼 수 있는 곳들이 곳곳에 꽤나 있었습니다.
여러 경사면들을 고려하는 과정에서 저의 건물과 자연과의 조화도 사용자들이 느끼길 바랬고 사이트를 산으로 결정했습니다. 처음엔 배봉산으로 결정했으나 접근성이 너무 떨어진다는 생각이 들어서 건설공학관 옆 작은 산으로 결정했습니다.
1차 과제때 사용자들에게 주고 싶었던 자연스런 이끌림과 불규칙한 느낌, 그리고 신비로운 느낌을 주기 위해 산의 입구부분이 아닌 어느 정도 산 속에 들어가 있는 부분을 사이트로 정했습니다.
이동 루트는 동아리쉼터를 메인 진입로로 하여 양쪽 건물입구로 들어가거나, 산의 정상 부분에서 건물의 두 갈래 내부를 맞이할 수 있도록 대지레벨을 맞췄습니다. 마치 지상에서 지하로 내려가는 듯한 느낌을 주도록 하였습니다.
또한 1차 과제때 주고자 했던 느낌인 ‘건물의 외부도 또 하나의 내부로 느껴질 수 있도록’하기 위해 건물 외부의 보이드 공간을 사람들이 드나들게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건물 외부 보이드 공간으로 걸어올라가 건물의 후반부 양쪽 입구로 들어가도록 입구를 설정했습니다.
건물의 프로그램으로 갤러리를 택했습니다. 이유에는 곡면을 통해 다음 장소로 안내하는 듯한 저의 건물 형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함입니다. 곡면부분에 작품을 걸고자 하였고, 그렇다보니 곡면에 창문을 설치하는 것은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모듈과 모듈 사이 계단이 설치된 부분에 창문을 두기로했습니다. 창문의 높이를 천장까지 높게 둔 이유는 작품들뿐 아니라 창으로 보이는 나무, 흙 등 자연들까지도 하나의 작품으로 보이도록 최대한 하기 위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