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를 처음 시작할 때, '밖에서 안으로'라는 다소 추상적인 주제를 내 나름대로 해석하는 데에 시간을 많이 썼다. 그렇게 떠올린 것이 세 개의 유닛으로 둘러싸인 중정이다. 중정은 분명 외부공간(밖)이지만, 건물로 둘러싸여 있기에 이용자에게는 내부(안)로도 인식될 수 있다. 중정은 그곳으로 들어오는 순간, 밖이라고 생각되었던 곳이 안으로 변화하는 공간인 것이다. 이 중정이 '밖에서 안으로'라는 주제를 잘 보여준다고 생각했고, 이 중정을 핵심으로 잡고 건물을 설계했다.
동선이 재밌는 건물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이용자가 체험하는 공간이 넓은 공간에서 좁은 공간으로, 다시 넓은 공간으로 계속해서 변화하는 것을 원했다. 따라서 좁은 공간에는 계단을 배치함으로써 다음 층에 대한 기대감을 가질 수 있게 했다.
모서리가 공간의 경계를 강하게 보여준다고 생각해서, 이용자가 넓게 느껴야 할 공간의 모서리에는 창을 뚫어 그 경계를 흐릿하게 하고자 했다. 건물 전체의 창문 선은 입면선과 일치시켜 단순하면서도 통일감이 느껴지게 의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