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설계 사이트가 위치한 북촌한옥마을의 한옥은 전통한옥과는 다른 '도시형 한옥'이다. 일제강점기 시절 일제가 북촌까지 생활 영역을 확장하려고 하자, 이에 맞서 정세권 선생이 한옥을 설계해 서민들에게 분양하면서 현재의 분촌한옥마을이 만들어졌다. 이런 도시형 한옥은 규모가 작고 하나하나의 한옥 모듈이 결합되어 큰 '한옥마을'이 형성된다. 이를 현대적인 관점에서 재해석하고 싶었고, 그 매개체로 '컨테이너'를 선정하였다.
컨테이너로 전시관을 설계하는데 있어 가장 큰 어려움이 '폭 2.4m, 높이 2.6m'로 표상되는 공간의 제약이다. 이를 극복하고자 컨테이너를 다양하게 배치했을 때 유도할 수 있는 공간에 대해 스터디 해보았다. 좁은 공간에 굴하지 않고 겹치는 부분의 천장을 뚫어 높은 층고를 만들 수 있었고, 컨테이너를 겹치게 배치함으로써 외부공간(테라스)을 많이 창출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었다. 또한 컨테이너가 만나는 부분을 수평이 아닌 수직으로 만들어서 깊이감도 줄 수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흥미로운 내부 전시공간을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