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이 물체를 비추고 사람이 그 물체와 마주해 있을 때, 물체의 디테일보다 전체를 이루는 하나의 단순한 형태가 강조되고 그 형태가 만들어낸 어둠과 반대편에서 비춰오는 빛은 서로 강하게 대조된다. 사람들은 깊은 지하로 내려가면서 빛과 그림자가 반복해서 머리 위를 지나가는 경험을 하고, 아래로 내려갈수록 더 많이 겹쳐지는 지붕의 실루엣들을 확인할 수 있다. 어느 위치에, 어느 각도로 바라보는지에 따라 실루엣이 만들어내는 형태가 다양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