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프로젝트의 사이트는 마장동 청운복지회관으로 오피스의 용도를 갖고 있던 비주거시설이다. 우선적으로 주목한 사이트의 지리적 특성은 바로 청계천과의 인접성이었다. 청계천과 같은 도시 내 오픈스페이스는 주거지와의 밀접한 관련을 갖는다. 주거지의 선정기준이 직주근접, 교통 편리성, 학군 등과 같은 단어들로 규정되어왔지만 과연 그러한 가치관이 앞으로도 유효할지 의문을 가졌다. 특히나 코로나 이후 우리는 주거지에서 근로, 교육 등을 해결하며 개인이 향유하는 공간적 경계가 한층 축소되며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지 않고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면 주거지역은 전보다도 더 공공에 대한 오픈스페이스 확보가 적극적으로 필요할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해당 필지의 양 옆은 서로 다른 밀도의 주거 시설들이 밀집해 있는데, 동쪽으로는 낡고 오래된 저층 주거시설들과 서쪽으로는 깨끗하고 높은 아파트 단지가 청운복지회관을 중심으로 양 쪽에 나뉘어 있다. 최근 몇년간 청계천 주변 건물의 용적률 제한이 완화 됨에 따라 점점 더 청계천은 고층빌딩으로 에워싸지고 있다. 청계천처럼 폭이 좁은 녹지는 주변 경관의 영향으로부터 쉽게 노출 되기 때문에 청계천 변에 세워지는 이 프로젝트는 도시적 맥락 안에서 어떻게 존재하고 보여질 것인가가 중요할 것이다. 그에 따라 빌딩에 가려진 서울의 산들을 대신해서 새로운 산과 같은 가로경관을 만들어낼 수 있는 형태를 디자인하게 되었다.
주거유닛은 크게 두 가지 타입으로 설정하였다. 성동구의 1인 가구 비율 및 20-30대 비율을 참고해 1인 청년주거 유닛으로 디자인 하였으며, 이 두가지 타입을 관통하는 핵심 개념은 외부공간이다. 코로나 이후 점점 더 주거가 담당해야하는 기능이 비대해짐에 따라 기존의 평면은 기능 간 충돌을 일으키고 공간의 기능이 한층 더 응축되어있는 1인가구 주택에서는 재실자가 공간의 성격을 규정하는데 어려움이 따른다. 잠자는 곳에서 공부하고 그곳에서 일도 해야하는 상황을 공간적으로 해결하고자 하였고 그에 따라 청년을 두 가지 분류로 나누어 접근하였다. 임대료 지불 능력과 상주 시간, 그리고 최소필요면적 등에서 차이를 가질 수 있다고 보는 직장인과 학생으로 구분하였으며, 이 두 유형에게 각각 공부방과 사무실이라는 독립공간을 할당하고 반드시 거쳐야하는 외부공간을 그 사이공간에 삽입하게 되었다. 나갈 수도 있고 나가지 않을 수도 있는 발코니와 다르게 반드시 외기를 거치도록 의도된 동선은 분명히 공간에 대한 인식 자체를 바꿀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오피스공간에서 공용공간으로의 동선을 따로 빼서 보다 퍼블릭한 성격의 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는 오피스로부터 주거영역을 분리하였고, 이렇게 만들어진 사적외부공간은 코로나와 같은 팬데믹 상황에서 더욱 더 필요한 공간으로 기능할 것이다.
SOC프로그램은 건물의 최상층부와 최하층부에 배치되어 각각 녹지를 구성하도록 하였다. 먼저 지붕층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산책로이자 전망대로서, 경사로를 따라 심겨 있는 나무 사이사이를 지나 마치 등산을 하듯 건물을 오르고 정상에선 주변으로 환하게 트여있는 전망대이자 휴식공간을 마주한다. 운동과 휴식, 일상과 비일상의 경계를 넘나들며 새로운 주거형태가 줄 수 있는 즐거움을 의도하였다. 상층부가 완전히 하늘로 트여있는 녹지라면 하부층에는 실내에서 통제되는 스마트팜이 배치되어 있다. 단순히 바라보고 감상하는 자연을 넘어 일상 속에서 함께 호흡하고 성장하는 경험을 도시 속에서 제공하고자 하였다. 스마트팜은 본인의 먹거리를 스스로 재배한다는 것 이상의 의미로 지역주민들의 커뮤니티 핵심공간으로 이용하고자 머무름이 가능한 공간으로 구성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