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파빌리온 구상 과정 반복과 패턴에서 구상한 단위체에 애착을 가지고 다음 과제인 파빌리온에도 적용하고 싶었다. 그래서 고민 끝에 단위체의 외형을 이용했던 반복과 패턴 작품과 달리 단위체의 내부 공간을 이용하기로 결론지었다. 맨 첫번째 구상한 파빌리온은 단위체에 존재하는 곡선과 각도를 이용한 휴먼 스케일의 1인용 휴식 공간이었다. 단위체의 보이드를 옆으로 해서 뉘이고, 단위체 속에 사람이 들어가 선배드처럼 쉴 수 있는 공간을 구상했었다. 하지만 이 파빌리온이 주는 효과나 경험이 미미해 보여 이 아이디어를 폐기하였다. 이후 단위체가 갖고 있는 부피감과 보이드를 이용한 대공간을 구상했다. 단위체의 이음새로 작용하던 두 날개를 없애고 단위체가 만들어내는 공간이 어떤 느낌인지 알아보기 위해 안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종이로 큰 모형을 만들고, 단위체에 있는 보이드를 통해 안쪽을 살펴보았다. 그러자 빛이 제일 큰 보이드를 통해 들어오면서 아래 사진과 같이 마치 동굴 속에 빛이 살며시 비치는 장면을 보았다. 그 장면에 매료되어 빛의 효과를 느낄 수 있는 파빌리온을 만들어야겠다고 목표를 설정했다.
2. 파빌리온의 목적과 구조적 특징 이 파빌리온은 수중과 수상의 경계에 위치한다. 따라서 경계에서 느낄 수 있는 서로 다른 장소에서 오는 이질감을 섞어내어 사람들에게 경험으로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것이 파빌리온의 목적이다. 데크를 통해 물 위와 아래에서 고정되에 있는 세 개의 단위체는 점점 바다를 향해 나아갈수록 깊어지고 커진다. 두 번째 단위체는 첫 번째 단위체의 약 1.7배이고, 세 번째 단위체는 첫 번째 단위체의 약 2.6배이다. 단위체는 점차 1.5배씩 증가하며, 같은 형태를 유지한다. 세 개의 단위체는 모두 윗부분은 물 위에, 나머지는 물 아래 위치해서 마치 빙산의 일각만 물 위에서 보이는 것과 같은 구성을 하고 있다. 단계적으로 물 아래 잠겨 있는 파빌리온으로 이동할 때, 반복과 패턴에서 이용했던 결합 형태처럼 나선형 동선을 따라 계단을 통해 이동한다. 나선형의 전체 형상이 있지만 각 단위체가 독립적으로도 존재할 수 있었던 반복과패턴 작품과 같이, 사람들은 언제라도 동선에서 빠져나와 각 단위체 내부를 자유롭게 경험할 수 있다.
데크는 독립된 단위체들을 뭍과 연결시키는 역할을 함과 동시에 내부 공간에만 집중되는 시선을 외부에도 머물 수 있게 하는 역할을 한다. 데크와 바다의 경계를 따라 조성된 산책로는 파빌리온을 거리감을 두고 감상할 수 있게 하며, 데크 윗 부분은 물 위 파빌리온 사이를 걸어다닐 수 있도록 한다. 또한, 물 위와 물 아래의 경계라는 사실을 더 드러내기 위해 데크에서 바다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구멍을 뚫었다.
3. 파빌리온 안에서의 경험 사람은 데크를 통해 파빌리온으로 이동한다. 데크 위 세 개의 파빌리온의 일부를 보고 사람들은 수면 아래의 공간을 궁금해하거나 예상할 수 있다. 이후 세 개의 단위체를 이동하며 닮은 세 공간의 크기 차이에서 오는 이질적인 공간감을 경험한다.
단위체에 뚫린 세 부분을 통해 서로 다른 바다와 하늘이 비치고, 사람들은 동굴과 같은 곡면 공간 안에서 바닷물을 통과한 빛과 하늘에서 직접 내리쬐는 빛이 섞이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두 공간에서 볼 수 있는 빛의 속성이 빈 동굴과 같은 공간 안에서 섞이는 것을 경험하면서 사람들은 두 공간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하늘에서 직접 내리쬐는 빛은 사람이 고개를 들기 전까지는 직접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가운데는 직접 내리쬐는 빛에 의해 밝고 따뜻한 느낌을 주며, 양 가장자리는 비교적 어둡고 푸르스름한 느낌의 빛이 있다. 서서히 진행되는 빛의 차이는 이 공간의 목적인 경계성의 모호함을 더욱 잘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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