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빌리온의 이름 '상대성(Relativity)'은 에셔의 그림 <상대성>의 이름을 따라 붙인 것이다. 아래의 에셔의 그림을 보면 사람들이 각각 다른 방향으로 엇갈려 이동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 모습이 내 파빌리온에서 사람들이 오르락내리락하고 서로 다른 방향으로 이동하는 모습과 흡사하다는 생각이 들어 이 이름을 붙이게 되었다.
나는 파빌리온을 설계할 때, 2가지 요소를 중점적으로 생각하면서 만들었다. 2가지 요소는 '순환'과 '동선의 교차'이다.
- 순환
먼저 '순환'에 대해서 설명하자면, 이 요소는 반복과 패턴 과제의 영향으로 정하게 되었다. 반복과 패턴에서 나는 아래와 같은 회전하는 꽃과 같은 모양의 단위체를 사용해서 정육면체의 구조체를 만들었었는데, 이 과제에서 내가 가장 강조했던 특징이 바로 회전이었다. 그래서 반복과 패턴의 단위체를 써야하는 이번 과제에서도 회전을 강조할 수 밖에 없었고, 설계를 하면서 구조 자체의 회전과 더 나아가 사람들의 동선이 회전하는, 즉 순환하는 디자인을 하게 되었다. 이 파빌리온은 단위체 4개를 이어 붙인 모양의 Unit 3(반복과 패턴의 중간 단위체)을 변형하여 설계했다.
파빌리온에는 크게 두가지의 순환 고리가 있다. 먼저 첫번째 순환 고리는 2층의 십자가 모양 통로이다. 사람들이 계단을 타고 2층으로 올라와서 십자가 모양의 통로를 이동하면서 원하는 곳으로 이동할 수 있게 된다. 두번째 순환 고리는 1층 통로이다. 1층은 가운데 공터를 가로질러 이동하면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거나 파빌리온의 밖으로 나갈 수 있어서 사람들이 순환하면서 이동할 수 있게 된다.
- 동선의 교차
나는 사람들이 오르락내리락 이동하면서 이동하는 것 자체에서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만들고 싶어서 마치 미로와 같이 직접 체험해보고 싶은 공간으로 설계하고 싶었다. 그래서 동선의 교차를 이용해서 체험적이고 시각적으로 재미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노력했다. 어떤 사람이 계단을 타고 올라갈 때 그 아래를 지나가는 사람이 있는 재미, 구불구불 오르락내리락 이동해서 시작한 곳의 반대편에 있는 테라스에 가는 여정 등등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무궁무진한 체험이 가능하다. 그리고 평면적인 미로가 아니라 마치 3차원의 미로와 같은 공간이 되어서 길을 헤메는 경험을 할 수 있는 매우 재미있는 공간이 된다.
추가로 나는 단위체의 경사면을 단순히 계단만이 아니라 미끄럼틀도 옆에 만들었다. 아래는 사람이 미끄럼틀을 타는 모습을 찍은 사진이다.
- 도면
내 파빌리온은 수직/수평이 잘 맞아떨어지는 구조였기 때문에 모형을 만들기 전에 먼저 도면을 구체적으로 작성했었다. 수치가 모두 정해진 도면을 바탕으로 모형을 만들어서 정밀하게 만들 수 있었다.
사진 출처
에셔 <상대성> : https://m.blog.naver.com/designpress2016/2214396591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