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과제는 기존 건축물의 annex를 설계하는 프로젝트이다.
스페인 마드리드의 세비야 라 누에바에 위치해 있는 De blas house의 annex를 설계하였고 규모는 7000x10000x4000이다. Annex는 부속건물이라는 의미이기 때문에 형태나 컨셉, 공간이 나타내는 분위기 등을 기존 건축물과의 연관성이 드러나도록 설계하고자 하였다.
I. 기존 건축물 소개
De blas house는 겉으로 보기엔 상자형태로 이루어진 아주 단순한 형태이지만, 건축가 Alberto Campo Baeza의 철학이 담겨 있다. 거친 콘크리트로 이루어진 하부는 그 안에서 상대적으로 어두운 분위기를 띠며 대칭적인 구조를 갖고 있고 사용되는 구역들도 명확하게 구분돼 있다. 그에 반해 밝은 상부는 개방적이고 유리로 된 공간으로, 상부와 하부 또한 상반되는 구조이다.
II. ANNEX 소개
먼저 형태적인 면에서 blas house의 상반되는 투명성을 annex에 반영하고자 하였다. 기존 건축물은 넓은 자연 전망을 볼 수 있도록 상부가 개방되어 있었지만 반대로 annex에서는 멀리 있는 풍경보다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전망을 유도하기 위해 땅과 가까운 하부를 유리로 하고 상부를 콘크리트로 구성하였다. 여기서 발생한 문제점은 유리가 상부에 있는 무거운 콘크리트를 버티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둥을 피할 수 없었다. 기둥을 내는 방식에 대해 유리 공간 안에 들어간 형태, 유리와 나란하게 놓인 형태, 가장 바깥으로 뺀 형태로 3가지 방안을 생각해 보았고, 형태를 고려하여 기존 건축물의 상부에 있는 철골 구조와 유사한 형태인 3번째 방식을 적용하였다. 그 대신 기둥을 최소화하여 내부에서 밖을 바라다 볼 때 전망을 방해하는 요소를 없앴다.
바깥에서 annex를 바라보았을 때는 콘크리트 지붕과 아래의 유리가 같은 비율로 보이는데, 이는 마치 실내에 있는 사람들이 공간을 답답하게 느낄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내부에 들어가보면 천장이 유리벽에서 1.5m만큼 높이 있어 사용자는 확장된 공간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였다.
내부는 해가 들어오는 남쪽이 언덕에 가려져 있어 들어오는 빛의 효과를 최대화하기 위해 흰색 마감을 사용하였다. 흰색은 Alberto Campo Baeza가 건축물에 주로 이용하는 것이기도 하다.
다음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할 때는 실제로 사용할 건축주를 고려하였다. 사례조사를 통해 건축주가 문학 교수임을 파악하였고 그에 따라 정적인 분위기를 띠는 서재 공간으로 결정하였다. 하지만 공간의 느낌이 단순히 사무적인 것이 아니라 건축주가 자유롭게 휴식할 수 있도록 서재 겸 휴식공간을 구성하였다. 두 공간의 성격이 다름을 나타내기 위해서 벽 대신 바닥의 단차를 두어 공간을 분리하였다. 단차가 생기면서 내부에서 사용자가 바라보게 될 풍경도 두 공간에서 차이가 날 것이라고 상상할 수 있다. 또한 일부러 출입구로 가는 동선을 길게 하였는데, 이는 길에서 바로 내부로 들어가는 것보다 좀 더 사적인 느낌을 주고 출입문이 정면에서는 안보이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Annex는 기존 건축물로 향해 가는 길 중간에 배치하였는데, 기존 건물에서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각 건물로 이동할 때 동선이 길고 자연 속을 거닐며 환기되는 느낌을 주고자 하였다. 그리고 건물에서 다른 건물의 내부가 보이는데 특히 각 공간에서 조명이 켜지면 상대 건물에서 뿜어져 나오는 빛을 느낄 수 있어 두 건물 간에 소통이 일어나는 것처럼 보인다. 이를 통해 두 건물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