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건축물은 Mario Botta에 의해 설계되어 스위스의 Riva san Vitale 지역에 위치한 Casa Bianchi이다. 이 건축물을 의뢰한 클라이언트는 Leontina, Carlo Bianchi 부부이고 4인 가구가 살기에 적합한 저예산의 주택을 의뢰했다.
Bianchi 부부가 소유하고 있던 대지는 850 평방미터였지만, 산악 지대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대부분이 경사지였다. 때문에 이 건물은 땅과 최대한 접촉하고 싶다는 클라이언트의 요구로 인해 좁은 면적을 비교적 평평한 대지위에 높게 올리는 방식을 채택했다. 경사지 위에 놓인 건물이기 때문에 출입구를 경사면과 이어지는 브릿지를 통하도록 설계했다.
건축물의 외관에서 눈에 띄는 점은 재료와 특징적인 형태이다. Riva san Vitale 지역은 도시개발로 인하여 환경의 무분별한 파괴가 이루어지고 있었는데, 건축가인 Mario Botta는 이러한 개발의 한계를 드러내는 설계를 이 건축물에 담아내고 싶다고 했다. 자연과 인공물의 명확한 대립을 나타내기 위하여 Mario Botta는 건축물의 인공적인 느낌을 강조했다. 그 방법으로 건축물의 전체적인 형태를 아주 단순한 육면체로 설정했고, 건물 내부의 공간, 보이드의 형태도 모두 직선으로 이루어졌다. 또한 건물의 재질도 콘크리트를 사용하여 자연의 색감과 대비가 되도록 하였고, 노출 콘크리트가 아닌 블록을 쌓음으로서 저예산의 요구와 인공적인 느낌을 모두 살려내었다. 경사지와 이어지는 브릿지는 출입구의 역할을 하면서 트러스 구조와 붉은 색감을 사용해 인공적인 느낌을 더해주었다.
지하실은 창고와 서비스실의 용도로 쓰이는 공간을 배치해 두었다. 1층의 경우에는 거실과 주방, 발코니가 배치되어 있다. 특이한 점은 일반적인 주택의 경우 출입구와 거실, 주방을 가까운 위치에 배치해두는데, 출입구가 건물의 가장 윗층인 4층에 배치되어 있어 출입구부터 거실과 주방까지의 동선이 이 주택의 경우는 매우 길다. 2층에는 두 자녀를 위한 침실과 화장실이, 3층에는 부부를 위한 침실과 화장실이 배치되어 있다. 자녀들의 방을 부부가 자주 머무르는 1층과 3층 사이에 배치하여 시선의 움직임과 소통이 자녀들의 공간 위주로 일어나도록 설계되었다. 4층에는 중요한 출입구와 다용도의 서비스실이 위치해있고, 3층과 4층의 보이드에는 1층과 마찬가지인 발코니가 위치해있다. 많은 층 사이를 이동해야하는 건물의 특성을 고려하여 각 층을 이어주는 계단실은 건물의 중앙에 배치해서 동선을 최소화했다.
이 건축물의 가장 큰 특징은 보이드의 활용이다. 육면체의 단순한 공간에서 건물 외부와 내부에 위치한 보이드는 다양한 역할을 수행한다. 건물외부의 보이드는 육면체의 큰 공간에서 작은 육면체를 빼낸 것과 같은 형태를 띄고 있다. 각각의 세 공간에서 녹색의 공간은 4층의 발코니, 노란색의 공간은 3층의 발코니, 붉은색의 공간은 1층의 발코니와 더불어 1층부터 4층까지를 수직적으로 연결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 건물이 외부환경과 소통하는 방식은 이 보이드를 통하여 이루어진다. 건물의 1층부터 4층까지 창을 통해 외부로 이어지는 시선은 모두 보이드를 거쳐 이어진다. 이러한 시선의 처리는 건물을 자연으로부터 한걸음 뒤에서 관찰하는 듯한 태도를 보여주고, 동시에 자연과 내부 공간사이의 마치 마당과도 같은 범퍼의 역할을 한다.
건물 내부의 보이드는 주 생활공간이 아닌 지하실을 제외한 모든 층에서 존재하고 있다. 건물이 지어진 대지의 특성상 건물의 평면을 좁게 높이를 높게 지을 수 밖에 없었다. 이 건물의 각층에서는 4인가구를 위한 다양한 용도의 독립된 공간을 만들어야 했으므로 좁은 평면에서 내벽들로 인해 수평적인 시선이 단절될 수 밖에 없었다. 부부와 자녀 각각의 구성원 사이의 소통과 시선의 교환 또한 층과 층사이의 슬라브로 단절되어 답답한 공간이 될 수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건물 내부에서 각 층을 수직적으로 이어주는 보이드 공간을 만들어 건물 내부에서 다양한 시선과 소통의 교환이 일어날 수 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