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에 예술을 입힌 곳 뮤지엄 SAN
뮤지엄 산이라는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 산 중턱에 있어서 뮤지엄 산 인줄 알았다. 하지만 예상과 다르게 뮤지엄 SAN이였으며 S:space A:art N:nature 즉 자연에 예술을 입힌 곳이라는 뜻 이였다. 입장권을 사고 미술관까지 걸어가면서 자연에 예술을 입힌 곳이라는 것을 바로 느낄 수 있었다. 양옆으로 흰색의 자작나무들이 있어서 신비한 공간으로 이동한다는 인상을 받았고 얼마 가지 않아 노출 콘크리트로 이루어진 담장이 미술관의 전경을 막고 있어서 미술관의 전경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담장을 돌아가자 마자 미술관으로 가는 길이 뻗어 있었고 그 길과 미술관 주위를 물이 둘러 쌓고 있었다. 물이 채워진 바닥을 검정색 자갈로 덮어놓아 물이 깊게 보였으며 물에 비친 건물이 더 선명하게 보였다. 물에 비추어진 미술관 때문에 보다 더 웅장한 느낌을 받았으며 그 날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 이였다.
건물에 들어서자 마자 안도 다다오의 노출콘크리트를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예상과 다르게 외관은 노출 콘크리트가 아닌 따뜻한 색의 돌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그래서 내부에 있을 때는 차가운 느낌을 밖에서는 따뜻한 느낌을 받았다. 실내에 있는 미술관을 돌아다니면서 창문을 사용한 방법이 눈에 띄었다. 어떠한 통로에는 창을 바닥에 두어 물만 볼 수 있어서 답답했다. 나는 안도 다다오가 미술관에 걸어오면서 있었던 담장과 같은 맥락에서 호기심을 자극시키는 장치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장소에서는 창을 세로로 길게 두어서 채광이 잘 되는 곳도 있었다 그 곳에서는 빛에 반사된 물결 무늬들이 천장에 비춰졌고 이것 또한 안도 다다오가 의도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차가운 느낌의 실내에서 자연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천장 쪽에 길게 이어진 창이 있어서 자연광이 실내를 밝혀 주었고 그러한 이유에서 인지 천장에 어떠한 조명도 사용하지 않았다.
미술관을 구경하고 실외에 있는 스톤 가든을 둘러봤다. 스톤 가든에는 마치 무덤같이 생긴 조형물들이 길을 따라 있었다. 길가에 있는 설명서에는 안도 다다오가 신라 고분을 모티브로 만들었다고 되어있었고 대한민국의 9개의 도가 있는 것을 고려해 9개의 조형물을 만들었다. 안도 다다오가 한국의 문화를 고려해 만든 가든을 보고 그가 우리나라의 문화를 생각해서 만들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스톤 가든에서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명상관이라는 곳이 있었다. 명상관은 스톤 가든에 있던 조형물에 빛이 통하도록 조형물의 곡선을 따라 폭이 좁은 틈이 있는 모습 이였다. 비록 명상관의 실내는 들어 갈 수 없었지만 사진으로 보았을 때 안도 다다오의 다른 작품인 빛의 교회와 유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빛의 교회처럼 폭이 좁고 긴 틈을 통해 빛이 들어와 어두운 실내를 밝혀주는 모습 이였다. 관람을 마치고 안도 다다오가 빛, 물, 돌, 나무와 같은 자연물들을 건축물에 녹아들게 한 점이 미술관의 이름인 뮤지엄 SAN에 잘 반영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