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x50x50의 정육면체 큐브 3개로 공간을 만들고자 할 때, 최대한 완성된 모델에서 큐브의 느낌을 살리고 싶었습니다. 직관적으로 큐브의 형태가 느껴지도록 하기 위해서는 큐브에 큰 변형을 줄 수 없었기에 큐브에서 일부분을 깎아내는 방식으로 하나씩 만들어 내었습니다. 큐브 3개가 모여 독립되지 않은 하나의 공간을 이루기 위해서는 큐브와 큐브사이의 접촉면이 있어야 했습니다. 그렇기에 변형된 메인 큐브 하나를 만들고 메인 큐브에 붙이기 좋게 변형된 다른 큐브들을 만들어 나가는 방식으로 진행했습니다. 그렇게 3개의 큐브가 이루는 하나의 모델이 3개가 완성이 되었습니다. 3개의 모델 중 아래의 모델이 가장 큐브의 원형이 느껴지고 접촉면이 많아 내부의 공간을 이루는 데 적합할 것이라고 생각하여 최종적으로 발전시킬 모델로 결정하였습니다.
아이소핑크 매스모델을 만든 후 내부 공간을 어떠한 방식으로 구성할지 고민할 때, 처음에는 큐브를 과하게 의식하여 마치 내부에 큐브의 모양 그대로 벽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각각의 큐브마다 있는 3개의 독립적인 공간을 어떻게 연결할 수 있을지를 구상하다, 생각을 바꾸어 매스모델을 큐브 3개가 합쳐져있는 것이 아닌 하나의 새로운 모형으로 보았습니다. 그렇게 하나의 텅빈 내부공간을 보니 이 공간을 갤러리와 같은 작품을 전시하는 공간으로 사용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위와 같은 단순한 면 모델을 갤러리라고 생각하고 내부공간을 보았을 때 답답한 느낌이 든다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큐브의 느낌을 살리려고 하다보니 내부공간이 단조롭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위 모델에서 일부 외벽을 없애 개방감을 주고, 외부에서 들어오는 빛을 내부공간의 구성요소로 만들고자 하였습니다. 또한 갤러리라는 특성을 고려하여 외부에서도 내부의 모습을 파악할 수 있게 하고, 사람들의 관심을 끌도록 하기 위해서 외벽을 없앨 때 일부만 없애는 것이 아니라 전체를 없애 상호간의 시선이 자유롭도록 하였습니다.
큐브 하나당 평면의 넓이가 5000x5000으로 넓은 공간이 아니었기 때문에 지상층 위의 층을 활용하고 싶었습니다. 따라서 위의 공간으로 이동할 수 있게끔 계단을 설치하고자 했습니다. 처음 구상한 계단의 위치는 위 도면의 왼쪽 정사각형 공간의 내부였습니다. 1층과 2층을 바로 연결하는 계단을 놓을 수 있어 동선을 최대한으로 절약할 수 있는 위치였습니다. 하지만 이 공간이 가정집과 같이 오랜시간 머무를 공간도 아니면서 같은 동선을 많이 반복할 필요가 없는 공간이었기 때문에 동선을 절약할 큰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였고, 다른 위치에 계단을 놓았습니다.
실제로 계단을 놓은 곳은 건물의 외부인데 2층으로 가는 동선을 최대한 늘리는 위치였습니다. 이렇게 배치한 이유는 갤러리의 모습 자체와 작품들을 최대한 많이 보고 이 공간의 다양한 부분을 가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1층의 공간에서 계단으로 가는 길에는 기둥을 두어 건물의 안정감을 높히고 계단까지의 길을 마치 외부와 분리된 복도처럼 느껴지도록 하였습니다. 또한 이 복도는 2층의 평면과 동일한 형태이기 때문에 복도를 통해 1층에서 2층으로 올라가면 같은 평면이라는 통일감을 느낄 수 있고, 동시에 보이는 풍경이 달라지므로 새로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위 사진은 최종 완성된 모델이고, 아래 사진들은 모델의 1,2층 평면도와 단면도 2장, 그리고 프리핸드 스케치 4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