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트 조사를 하면서 흥미가 가는 포인트 몇가지가 있었습니다. 첫 번째로 한강 철교입니다. 한강 철교의 뚜렷한 색감과 지하철이 지나가면서 생기는 시각, 청각의 자극이 흥미로웠습니다. 두 번째는 주 방문층인 회사원입니다. 여의도는 회사가 많이 모여있는 만큼 회사원의 수도 많습니다. 표를 보시면 오전 8시부터 20대에서 50대에 걸쳐 여의도로 출근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가 7시에서 8시사이에 퇴근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프로젝트의 초점을 회사원, 특히 점심시간에 나오는 회사원으로 맞추고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사이트를 OPTION 2로 골랐고 그에 따라 방문객의 유형에 맞춰 주동선을 파악해보았습니다.
이렇게 사이트 조사를 하면서 내가 어떤 공간을 이곳에 만들어야할까? 생각하였고 회사원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았습니다. 회사원들이 점심시간에 나와서 어떤 공간에 머무르고 싶을까 혹은 방문하고 싶을까? - 회사원들은 회사의 일로 지쳐있고 잠깐 쉬러 나왔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압박감을 겪는 회사라는 공간을 나와 압박감의 반대의 개방감을 줄 수 있는 공원에 와 잠깐 숨을 돌리는 것이 아닐까? 하지만 공원이라고 정말 편하게 쉴 수 있을까? 제가 직접 겪은 공원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완전 개방되어있고 밝고 사람들이 많이 오는 공간이다보니 사람들의 시선이 신경쓰였습니다. 여의도는 경제, 정치의 중심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같은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많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럼 안면이 있는 사람들을 우연히 마주칠수도 있습니다. 과연 이런 상황에서 마음편히 쉴수있을까요? 결국 쉬러 나온 공원에서도 온전히 쉴 수 없다고 생각이 들었고 저는 온전히 쉴 수 있는 휴식의 공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개방감을 살리면서도 외부와의 차단을 통해 안정감을 주는 장소 (시끄럽고 복잡한 현실에서 잠시 벗어날 수 있는 도피처 / 혼자 있어도 이상하지 않은 장소 / 조용하게 자신의 생각에 빠져들 수 있는 장소 ) 질리지 않는 공간 ( 회사원들을 초점을 맞추었기 때문에 공간에 방문하는 사람들은 반복될 것이기 때문에. ) 이런 공간을 만들어내는 것을 목표로 설계를 진행했습니다.
외부와의 차단, 시선에서의 벗어남, 시끄럽고 복잡한 현실에서 잠시 벗어날 수 있는 도피처가 되려면 공간 안에서 같은 방문자들 사이에 시선이 차단되어야한다고생각했습니다. 편하게 쉬고 있을 때 누가 나를 보고있다는 생각이 들면 당연히 그 사람은 편하게 쉴수없을것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독방같이 완벽하게 사람들과의차단이 이루어지는 것이 편하다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그래서 역광을 이용해보면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역광이 가지고 있는 특성을 생각해보면. 역광은 빛에 비추는 물체를 실루엣으로만 보여줍니다. 이 실루엣은 사람들에게 누군가 존재함은 알려주지만 그게 누구인지는 알아볼 수 없습니다. 이런 역광의 특성은 사람들의 시선의 일부분만 살려 내가 원하는 공간의 특성을 잘 살려줄것이라고생각했습니다. 또한 역광을 통한 실루엣은 그 물체의 위치감 또한 사라지게만듭니다. 원래 우리가 시각을 통해 물체를 보게되면그 물체의 거리감, 재질감등이느껴지지만 실루엣은 그런것들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전체적인 풍경에 잘 녹아들 수 있습니다. 그 결과 질리지 않는 공간이라는 특성 또한 만족시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풍경이 창 바깥의 풍경 뿐만 아니라 안의 사람들이 움직이거나 머무르고 있는 실루엣들의 변화 또한 그 풍경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내 공간을 몇마디로정의하자면 정적인 공간이라고 표현할수있을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정적인 공간과 다이나믹한 언덕은 어울리지않는 듯 했습니다. 그래서 언덕이 주는 다이나믹함을 살리기보다 일단 처음으로 돌아와 왜 언덕이 다이나믹하다고느껴지는지 생각을 해보았고 그 결과 곡선이 s자형태를 띠고 있어 더 굴곡지게 언덕이 형성 되어 굴곡이 많지 않은 일반 언덕보다 다이나믹하게느껴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굴곡진 언덕을 활용해보면 어떨까 생각을 했고. 장소에 개방감을 주면서도 외부와의 차단을 통해 안정감을 주는 장소를 만들기 위해 처음에는 지하로 들어갔다가 다시 나오면서 바깥 공간과 안쪽 공간이 다르게 느끼는 것을 유도하고 싶었으나 접근하기 쉽지않을 것 같고 외부와의 차단을 너무 극으로 치닫게 하는 것 같아서 다른 방법을 찾고 있었습니다. 결론적으로 다이나믹한언덕의 굴곡에 벽을 더한다면 벽 밑으로 생기는 공간을 통해 개방감을 주면서도 벽과 벽의 그림자로 시야가 어느정도 차단되어 계속 이야기했던 개방감과 외부와의 차단을 동시에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동선을 조사한 것을 통해 삼각형의 각 꼭지점 부분과 강 쪽 길에서 사람들의 언덕 출입이 쉽게 동선이 이어져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언덕 출입이 이루어질 곳은 이동이 가능하게 벽을 배치해야했고 또한 전체적으로 삼각형인 대지와 잘 어울리게 벽 또한 삼각형의 형태를 띠게 하였습니다. 그래서 처음 사진처럼 직선 벽 3개로 위치를 정해서 배치하고 이때 직선의 벽이 진입하는 사람에게 날카로운 느낌을 줄것으로 예상해서 세 벽 모두 끝부분을 구부렸습니다.
기본적으로 세로 10m, 가로 20m 높이 4m의 박스를 기준으로 배치해보았습니다. 위치는 보이는 것처럼 높은 지대에 속하고 오른쪽 한강철교가 잘 보이는 오른쪽언덕에 위치시켰습니다. 역광에 필요한 것은 햇빛입니다. 햇빛이 바로 들어와야 역광이 잘 생길 것입니다. 그래서 방향은 남쪽일수록 역광이 잘 생깁니다. 보여주고 싶은 요소인 한강철교를 볼수있으면서도 남쪽을 바라볼수있게 창의 방향은 동남쪽으로 결정했습니다.
입면도와 전체적인 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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