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의 도서관이라는 테마로 도서관을 기획했다. 배치도를 보면, 중림동에 있는 사이트는 도심 한가운데 있다. 앞에 대로변이 있어서 주변 소음도 있는 편이었기에 일반적인 도서관보다는 사이트에 반하는 즉, 도심에 반하는 숲 도서관을 기획하기로 했다. 이 설계에서 제가 중요하게 생각한것은 크게 4가지로, 독립적인 오브젝트인 열람실, 열람실을 이어주는 램프와 나무줄기, 필연적으로 남는 보이드공간과 모든것을 감싸는 외피이다.
먼저 독립적인 오브젝트인 열람실이다.
각 열람실을 기능으로 분배해보았다. 노란색 부분은 책을 수령할 수 있는 오브젝트, 녹색은 세미나실, 하늘색은 화장실, 보라색은 카페이다. 이중 노란색 부분을 보자.
기본적을 관내의 지상에는 일반적인 도서관의 특성인 물리적 저장소의 특성이 없다. 오브젝트와 램프로 이어졌다보니, 실 사용면적이 대지면적에 비해 많이 작고, 정보화시대에서 단순히 꽉차있는 물리적 저장소의 특성은 크게 필요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물리적저장소의 기능은 지하로 내리고, 엘무트 얀의 만수에토도서관의 ARSR시스템을 차용하였다. 지상에서 책을 검색해서 찾으면 지하에 있는 더메이터가 자동으로 지정된 열람실에 책을 올려주는 방식이다.
이런 열람실은 나무줄기속 스틸튜브망과 외피의 H형강을 통해 지지가 된다.
다음은 오브젝트를 이어주는 램프이다. 램프 중간 중간에는 책을 읽거나 쉴 수 있는 공간이 있어 램프가 단순히 동선이 아닌 또하나의 개인의 열람실이되어 동선와 열람실의 경계를 허물었다. 아까 오브젝트에서 설명했듯이, 열람실은 물리적 저장소의 기능이 아닌 책을 빌리는 공간이다. 그래서 이 도서관은 사람의 발이 닿을 수 있는 모든 장소는 하나의 작은 나만의 열람실이 된다.
다음은 보이드 공간이다. 투시도에서 볼 수 있듯이 보이드 공간을 통해 램프와 1층공터 부분에서 책을 읽을 수 있는 장소가 된다. 또한 램프에서는 시선이 도심의 외부와 관내의 숲이라는 이미지를 동시에 보며 이동하기 때문에 건축적 산책을 느낄 수 있다.
마지막은 모든것을 감싸는 외피이다.
외피는 기본적으로 채광을 위해 커튼월을 사용하였고, 커튼월에 무늬를 입혀 자외선을 거르면서 나뭇잎을 통해 생기는 그림자로 숲임을 더 강조하였다.
어떤 사람들은 대지면적 대비 실 사용면적이 작아 상당히 비효율적이고 도서관으로의 존재가치가 없다는 비판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정보가 폐품처럼 쌓이는 시대에서 일반적인 물리적저장소의 기능만 하는 도서관은 더이상 존재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사람이 도심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숲이라는 컨텐츠를 도서관에 넣어서 사람이 일부로 찾아 오게끔하고 싶었다. 또한, 안도다다오의 지중미술관처럼 보이드공간에 조명을 설치하지 않아, 채광을 전적으로 자연에 맡겨 도서관이 살아 숨쉬는 느낌을 주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