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 한 장의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올린 단위체." 설계하며 가장 중점을 둔 콘셉트였다. 종이만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종이는 플라스틱, 철골, 콘크리트와 다르게 접는 것이 가능하다. 이 가능성으로부터 끌어낼 수 있는 새로운 위상학적 형태는 무궁무진했다. 내가 선택한 연산은 종이를 접고, 잘라서 띠 모양으로 만든 후 한 번 꼬아 양 끝을 이어 붙이는 것이었다. 그렇게 생겨난 두 겹의 뫼비우스 띠를 펼쳐 분리하자 공간을 관통하는 보이드를 얻을 수 있었다. 종이가 아니었다면 얻지 못했을, 우연적으로 발생한 곡면과 그 밑의 보이드는 서로 얽히며 유려한 곡선적 패턴을 만들어낸다. 이 모듈을 관찰하는 우리는 무질서 속의 질서를 깨달으며, 단위체들 간의 동적 상호작용을 발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