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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설계2의 두 번째 프로젝트는 ‘단일건물 복합기능‘이었다.’홍대 앞’이라는 변화의 바람이 만연한 땅위에 얹힐 근린생활시설을 상상해야했다. 가장 먼저 ‘홍대 앞‘이라는 땅에 대해 공부하고 분석했다. 과거 당인리선이 지나던 자리에 철길이 사라지고 생겨난 ’서교365건물군‘, 독특한 분위기의 건물들을 따라 형성된 홍대 앞의 ’걷고 싶은 거리‘, 그리고 거리를 축으로 계속해서 팽창해가고 있는 홍대 앞의 분위기가 만연했다. 예술가들의 활동지였고, 현재는 문화, 상업, 산업의 중심지로 변하고 있는 땅이었다. 점점 바빠지고 조밀해지는 그런 지역에서 사람들은 거리를 걸으며 앞사람 뒤통수만 쳐다보며 걷게 된다. 수평적인 이동, 수평적인 시선만이 가득해진다.
그러한 사이트에서 현재는 마트로 사용되고 있는 대지는 과거에 목욕탕이 있었다. 목욕탕의 기억을 간직한, 대지의 요소들 중에서 인상적으로 솟아있는 목욕탕 굴뚝이 가장 눈에 띄었다. 내가 그랬듯, 많은 이들이 이 대지를 지나면서 굴뚝을 본다. 굴뚝을 보며 그들은 예전 목욕탕이 자리 잡았었던 때를 상상하고 기억한다.
그 굴뚝을 없애지 않고 남겨두어 땅의 기억을 간직하게 하는 매개체로 활용하고 싶었다. 그러면서 새로운 역할을 부여해 남아있어야만 하는 이유를 가질 수 있게 만들고 싶었다. 수직으로 길게 뻗어있는 굴뚝이 수평적인 홍대거리에 반전이 되는 방점이 되길 바랐다. 굴뚝을 따라 하늘을 바라볼 수 있는 쉼터가 되길 바랐다.
매스의 구성은 가장 먼저 굴뚝을 둘러싸는 ㄷ자 형태의 모습으로 잡았다. 그리고 일조권 사선제한을 따라서 자연스럽게 굴뚝을 따라 하늘로 상승하는 매스의 형태가 완성됐다. 크게 북측 매스와 남측 매스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면적이 더 큰 남측 매스는 근린생활의 프로그램으로, 지하 주차장으로의 진입로로 인해 생긴 사선 바닥과 사선지붕을 가진 북측매스는 카페나 쉼터의 프로그램으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북측 매스는 근린생활시설의 용도를 가질 것이라 예상하여 층마다 어느 정도의 단절을 의도했다. 굴뚝이 있는 중정으로 커튼월의 전창이 서있어 바깥을 자연스럽게 바라볼 수 있는 복도와 사선 지붕에 의해 다락이 있는 실들이 특징이다. 반면 남측 매스는 단절된 근린생활시설과는 대비되도록 소통이 가능한 쉼터를 만들고자했다. 사선바닥을 따라 스탠딩스테어가 배치되고 다양한 레벨의 슬래브들이 엇갈려 매력적이며 이용자들 간에 소통이 원활한 쉼터를 설계했고 마찬가지로 중정을 향한 전창으로 하늘을 바라볼 수 있다.
건물의 이름은 ‘Chimniskos‘로 지었다. 고대 이집트인들에게 Obeliskos(오벨리스크)는 그것을 따라 하늘을 바라보며 종교의식을 진행하는 사막의 등대였다. 나의 건물에서 홍대를 찾는 사람들이 굴뚝과 하늘을 바라보며 쉼을 얻기를 바랐다. 그래서 굴뚝으로 만든 오벨리스크 ’Chimniskos‘라 이름 지었다.